경찰, 성폭행 의도도 조사
서울 강남의 유흥가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 의해 흉기로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서초경찰서는 17일 오전 1시쯤 서초구 강남역 인근의 3층짜리 건물 화장실에서 회사원 A(23)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김모(34)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인들과 지난 16일 밤부터 이 건물 1층에 있는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탐문을 통해 김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다. 현장 주변 CCTV에는 김씨가 16일 오후 11시 42분쯤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과 이튿날 오전 1시 7분쯤 화장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쯤 강남역 근처를 배회하던 김씨를 발견해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 당시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갖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범행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남구 역삼동 인근의 음식점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을 부인했다가 약 6시간만에 인정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여자들이 나를 항상 무시해 아무 여성을 살해하려고 화장실에 숨어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김씨와 A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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