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로 7년 만에 칸 찾는 박찬욱 감독 수상 가능성도
오는 11일 개막하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감독과 스타들이 4년 만에 공식 경쟁 부문 레드카펫을 밟기 때문이다. 칸은 ‘단골’ 감독을 아낀다. 혜성 같은 등장보다는 기존에 초청, 수상 경력이 있는 감독의 작품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아가씨’를 들고 7년 만에 칸을 찾는 박찬욱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이유다. 그는 앞서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과 심사위원상(‘박쥐’)을 받은 바 있다.‘아가씨’가 상을 받는다면 한국 영화로선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6년 만의 낭보다. 물론 나머지 경쟁 부문 초청작 20편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쟁 부문에선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 각본상, 황금카메라상, 기술대상 등이 주어진다.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 모든 분야의 후보 자격이 있다.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만 두 번 받았던 브루노 뒤몽(프랑스) 감독은 ‘마 루트’로 생애 첫 황금종려상을 꿈꾼다. ‘패터슨’을 연출한 짐 자무시(미국)도 2005년 ‘브로큰 플라워’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적이 있다. 젊은 천재 감독으로 꼽히는 그자비에 돌란(캐나다)을 비롯해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올리비에 아사야스(프랑스) 등 역대 주요 부문 수상 감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폴 버호벤(네덜란드) 감독이 1992년 개막작 ‘원초적 본능’ 이후 24년 만에 다시 레드카펫을 밟는다. 할리우드 스타 숀 펜(미국)도 감독으로 처음 초청받았다.
운명을 가를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위원장을 맡은 ‘매드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호주) 감독을 포함해 9명이다. 지난해 ‘사울의 아들’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헝가리의 라슬로 네메시 감독과 유명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캐나다), 마스 미켈센(덴마크), 바네사 파라디(프랑스), 커스틴 던스트(미국) 등이 눈에 띈다. 남자 5명, 여자 4명이며 유럽 출신 비중이 다소 큰 편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프리미어(시사회) 상영 이후에야 윤곽을 알 수 있겠지만 조지 밀러, 라슬로 네메시 같은 감독이 심사위원단에 있는 걸 보면 리얼리즘 영화보다는 독특한 스타일과 아이디어가 있어 화제가 되는 작품들이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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