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비열하게, 더 늙어보이게” 추상어도 알아듣는 몽타주 로봇

“좀 더 비열하게, 더 늙어보이게” 추상어도 알아듣는 몽타주 로봇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6-04-27 18:22
수정 2016-04-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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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지능형 로봇 신기술

달탐사 착륙 로봇 시제품부터
3.4㎜ 디스크 수술로봇도 눈길


“좀 더 비열하게 생겼고 늙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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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생김뿐 아니라 인상까지도 표현이 가능한 3D 몽타주 기술. 연령별 얼굴 변환 기술까지도 갖춰 장기 미제 사건이나 미아 찾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얼굴 생김뿐 아니라 인상까지도 표현이 가능한 3D 몽타주 기술. 연령별 얼굴 변환 기술까지도 갖춰 장기 미제 사건이나 미아 찾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의 말에 따라 비열함 지수와 나이 값을 고치자 화면 속 남성 얼굴이 좀 더 비열하게, 늙은 얼굴로 변했다. 기존 몽타주가 용의자의 눈, 코, 입 등의 생김을 합성하는 데 그쳤다면 ‘폴리스케치’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인상과 나이까지 반영한다. 비열함, 권위적, 어려보임 등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몽타주로 구현해 내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3000명의 얼굴 생김새와 900명의 인상 변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구현해 냈다. 나이 변환도 가능하다. 예컨대 20대 후반 여성이 70대가 됐을 때 모습을 구현한다. 이 기술은 장기 미제 사건 해결 및 미아 찾기 등에 이용할 수 있다. 폴리스케치는 지난해 12월부터 경찰청에서 활용 중이며 올해 전국 지방청에서 확대 사용될 예정이다.

27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오픈톡 릴레이에서는 KIST로봇·미디어 연구소의 신기술과 지능형 로봇 관련 기업들의 제품이 선보였다.

한국형 달탐사 착륙로봇(로버)의 초기 시제품 모델도 선보였다. 달을 탐사하려면 영하 170도에서 영상 130도의 온도, 쏟아지는 방사선 등 극한 환경을 이겨 내야 한다. 로버는 ‘웜박스’라고 열을 제어할 수 있는 몸체에 모터를 넣었다. 바퀴가 6개 달린 로버는 경사각 30도까지 오를 수 있으며 5㎝ 높이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몸체 위에는 태양광판을 달아 태양광을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스크를 치료하는 미세 수술 로봇 역시 눈길을 끌었다. 척추뼈와 신경 사이를 움직여 디스크 부위를 찾아 내고 레이저를 발사해 디스크 제거가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직경이 3.4㎜에 불과한 관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이 로봇을 활용할 경우 꼬리뼈 부분의 작은 구멍으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계속되는 수술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의사를 보호할 수도 있다.

2014년 기준 세계 로봇시장은 167억 달러(약 19조 1549억원)로 최근 6년간 연평균 20% 성장했다. 국내 로봇 종합 기술경쟁력은 후발 주자임에도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4위 수준이며 선도국 대비 기술 격차는 1.8년 수준이다.서진호 미래성장동력 지능형로봇추진단장은 “2020년 로봇 생산 6조원 달성을 목표로 선도 제품 개발과 초기 수요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6-04-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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