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왕의 두 아들 대길·영조의 대결 ‘화랑 ’ 신라 꽃화랑의 사랑과 성장 ‘구르미’ 조선 효명세자 모티브 ‘보보경심:려’ 꽃황자와 미래인의 만남 “사전 제작·중장년 시청자 확보 장점”
올해 안방극장의 최대 화두는 ‘꽃미남’ 로맨스 사극이다. 한류 스타부터 인기 아이돌 가수까지 로맨스 사극 촬영 대열에 합류하면서 ‘성균관 스캔들’(2010), ‘해를 품은 달’(2012)의 뒤를 잇는 대형 히트작이 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극은 시대적 배경에 따른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하기 때문에 흥행하면 폭발력이 상당하다.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했던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은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신인이었던 김수현도 ‘해를 품은 달’로 톱스타가 됐다.
‘육룡이 나르샤’ 후속으로 오는 28일 처음 방송되는 24부작 사극 SBS ‘대박’은 장근석과 여진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대박’은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과 그의 아우이자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여진구)이 왕좌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한판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일명 조선판 ‘타짜’로, 도박을 소재로 한 승부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두 남자 주인공의 매력 대결과 담서(임지연)와의 삼각관계도 극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류 스타 장근석은 훗날 조선 최고의 타짜가 되는 대길 역을 맡아 거침없고 밝은 모습부터 아픔이 있는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며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여진구는 이 작품을 통해 본격 성인 연기자로서의 시험대에 오른다. 그가 맡은 연잉군은 결핍과 야망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훗날 파란의 조정을 뚫고 왕좌에 오르는 인물이다. 권순규 작가가 ‘살을 주고 뼈를 벨 줄 아는 승부사’라고 표현할 만큼 복잡한 심리 변화를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다.
KBS는 올해 두 편의 로맨스 사극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방영 예정인 ‘화랑:더 비기닝’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대거 출연하는 전형적인 로맨스 사극이다.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리는 청춘 사극으로 중국판 넷플릭스로 알려진 미디어그룹 LETV에 이미 선판매된 상태다. 박서준, 박형식,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최민호, 방탄소년단의 뷔(김태형) 등 10여명의 ‘꽃화랑’ 군단이 등장한다. tvN ‘꽃미남 라면 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꽃미남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만든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가 100% 사전 제작한다.
‘대세남’ 박보검도 오는 8월 KBS에서 방영 예정인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선 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 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로맨스 사극으로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룬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장르물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최근 드라마 시장이 멜로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정통 사극보다는 로맨스 사극의 편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로맨스 사극의 정점은 ‘보보경심:려’가 찍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원작 소설과 드라마로 인기를 모은 보보경심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21세기 여성 해수(아이유)가 고려시대로 타임 슬립해 고려 태조 왕건의 넷째 황자 왕소(이준기)를 비롯한 8명의 ‘꽃황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꽃황자’ 군단으로는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지수, 김산호, 윤선우 등 촉망받는 배우들과 아이돌 그룹 엑소의 백현이 합세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로 9월 SBS와 중국에서 동시 방영될 예정이다. 미국 할리우드 투자 배급사인 NBC유니버설이 해외 배급과 마케팅 등을 맡고 한국의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한·중·미 합작 드라마로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중국 소설 원작이지만 한국식 정서를 담아 재가공해 역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출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김규태 감독이 맡는다.
이동규 제작 총괄 PD는 “로맨스 사극은 PPL(간접광고) 마케팅에 구애를 받지 않아 사전 제작을 하는 데 덜 불리하고 중장년층 시청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