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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열풍 ‘태양의 후예’ 기자간담회

송중기 “내 생애 최고의 대본이라 생각… 실제 군에서 ‘그러게 말입니다’ 많이 써”
송혜교 “가벼움과 무거움 절묘한 조화… 송중기, 유시진보다 말 못하고 속 깊어”

지난달 24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첫 방송해 양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아직까지 6회가 방영됐을 뿐이지만 국내에서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고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의 누적 조회 수가 4억회를 넘어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그 인기의 핵심에는 일명 ‘송-송 커플’로 불리는 주인공 송중기와 송혜교가 있다. 대중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김은숙표 멜로를 잘 소화하며 초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두 배우를 16일 만났다.

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강타하고 있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두 주인공 송중기(왼쪽)와 송혜교가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br>태양의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NEW 제공
기존의 꽃미남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상남자로 돌아온 송중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풍기는 유시진 대위 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에서 친구가 보내준 메시지를 통해 인기를 확인했다는 그는 “혹시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 같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군 제대 직후 군인 역을 맡은 그는 ‘말입니다’라는 군대식 말투까지 유행시켰다.

“전역 후 또다시 군인 역을 맡는 것에는 개의치 않았어요. 제대 이후 이미지 변신보다는 작품을 빨리 하고 싶다는 갈증이 더 컸죠. 제 생애 최고의 대본이었고 사전 제작이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대본을 볼 때마다 느낀 설렘을 화면으로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요즘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빠른 전개와 공감되는 판타지가 차별점인 것 같아요.”

실제로 부대에서 선임이나 간부들에게 ‘그러게 말입니다’라는 말을 많이 썼다는 송중기는 “실제 유시진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면서 “실제 군에도 유시진처럼 마인드가 멋진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상대역인 송혜교가 말하는 유시진과 송중기의 싱크로율은 80%. 송혜교는 “유시진보다 말을 좀 못하는 것 같고 속은 유시진보다 더 깊다”고 평했다.

서사는 없고 로맨스만 있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재난 블록버스터보다 멜로에 방점을 찍은 것이 오히려 대중적인 인기에 도움이 됐다. 송중기는 “드라마가 대중 예술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환영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인류애를 주제로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로맨스를 택했다. 끝까지 봐 주시고 비판이 있다면 받아들일 용기가 있다”고 말했다. 멜로 부분에 있어선 김은숙 작가의 아우라에 자신의 색깔을 잘 버무려 표현하는 것이 고민이었다는 그는 오히려 대사가 없을 때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강모연과 대사를 할 때는 대사보다 표정이나 감정들을 더 중요시했어요. 감독님도 시진이 모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라는 주문을 할 정도로 저와 생각이 일치한 부분이 많아요. 아무리 속전속결이라도 4회 때 첫 키스신에서 그 정도 감정의 깊이가 생겼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상대역인 송혜교 역시 속물적인 근성을 버리고 전장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본래 강모연 캐릭터는 얌전하고 조용했지만 김은숙 작가는 송혜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밝은 기운들을 대본에 많이 반영해 입체적으로 바뀌었다.

“늘 무거운 연기를 하다가 10여년 만에 밝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하니까 초반에는 감이 잘 안 잡혔어요. 특히 코믹 연기가 어렵더라구요. 다행히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이 잘 맞춰주셔서 느낌을 빨리 찾았죠.”

수많은 히트 드라마에 출연했던 송혜교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은 가벼울 때는 확실히 가볍고 무거울 때는 확실히 무겁게 균형을 잘 맞췄다는 것이다. 하면 할수록 연기가 어렵다는 그는 사전 제작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찍지 않다 보니까 감정 몰입이 좀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대본이 미리 다 나와있다는 건 큰 장점이죠. 무엇보다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위축되지 않고 연기로 잘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풀어가는 느낌이 재미있었어요. 무엇보다 한류가 침체되고 있는 시기에 한국 드라마의 힘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쁩니다. ”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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