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굶기며 개 분양 등에 지출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찾는다는 이유로 어린 자녀들의 손발을 묶고 학대한 20대 철없는 부부가 구속됐다.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신은선)는 4~7살짜리 자녀 4명에게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상습 폭행한 우모(23)씨 부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6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일정한 직업이 없는 부부는 경북 칠곡군의 36㎡짜리 원룸에서 살면서 군으로부터 매달 양육비 등으로 170만원의 생계급여를 받아 생활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아이 4명에게 하루 한 끼 또는 두 끼만 주며 학대를 시작했다. 굶주린 아이들이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으면 “왜 말을 듣지 않느냐”며 스카프나 투명 테이프로 아이들의 손과 발을 묶었다. 또 수시로 욕설을 하며 주먹과 발·옷걸이로 때리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어린이들은 발견 당시 또래보다 키가 10㎝ 이상 작거나 몸무게도 정상치의 70% 수준에 그쳤다.
우씨는 5세와 3세인 딸 2명을, 김씨는 3세 딸과 2세 아들을 데리고 2014년 10월 재혼했다. 재혼 이후 부부는 4개월짜리 딸을 뒀다. 부부가 낳은 4개월짜리 딸은 학대하지 않았다.
우씨 부부는 “생활비 부족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들한테 풀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자동차 렌트비 등에 생활비를 사용하거나 30만원하는 애완견을 분양받아 기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6-03-1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