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학원비 버느라’…사교육에 허덕이는 가계

‘유학·학원비 버느라’…사교육에 허덕이는 가계

입력 2016-03-12 16:31
수정 2016-03-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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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학·연수비 해외 지급액 4조1천억원

지난해 경기 부진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됐지만 유학이나 학원 등 사교육비 부담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 유학생(어학연수, 교환학생 포함)의 학비와 체류비 등으로 해외로 나간 금액은 36억8천620만 달러다.

외화 지급 규모는 2014년보다 1.0%(3천590만 달러) 줄었고 2005년(33억8천90만 달러)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자녀를 유학 보낸 가계의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

해외 유학중인 자녀에게 학비 등을 보내려면 원화를 달러로 교환해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불리해진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학·연수 지급액은 달러 기준으로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원화 약세를 감안하면 가계 부담은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31.5원으로 2014년(1,053.3원)보다 7.4% 올랐다.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지난해 유학·연수 지급액은 약 4조1천700억원으로 2014년(약 3조9천200억원)보다 6.4% 정도 많게된다.

얇아진 가계 지갑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유학뿐 아니라 국내에서 사교육비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가 입시학원 등 학원, 보습교육에 쓴 돈은 월평균 18만7천원으로 2014년보다 0.3% 늘었다.

통계청과 교육부의 공동조사에서도 지난해 초·중·고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4만4천원으로 2014년(24만2천원)보다 1.0%(2천원) 늘었다.

학생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체 교육비 지출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사교육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것이다.

지나친 사교육은 사회적으로 출산율 저하, 노후준비 부실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달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미혼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6.7%는 출산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로 사교육비를 꼽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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