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2국]전문가들 “알파고, 심리전에서 이긴 것”

[이세돌 vs 알파고 2국]전문가들 “알파고, 심리전에서 이긴 것”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3-10 18:39
수정 2016-03-10 18:3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세기의 대국> 알파고 어렵네
<세기의 대국> 알파고 어렵네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을 패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2016.3.10
연합뉴스
인공지능 알파고가 10일 이세돌 9단을 누르고 2승을 거머쥐자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심리전에서 강한 기계의 면모가 드러났다고 입을 모았다.

알파고를 연구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추형석 선임연구원은 “알파고가 기계이다 보니 심리적인 면에서 강점을 갖지 않았나 싶다”며 심리전에서 알파고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추 연구원은 “호적수를 상대하려면 심리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일 텐데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흔들 때와 반대로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흔들 때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추 연구원은 또 알파고의 37번째 수를 언급하며 알파고가 정상급 프로 바둑기사에 맞먹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그는 “이 수를 두고 프로바둑 기사들이 사람이라면 절대 두는 수가 아니라면서 저장된 데이터도 전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가 나중에 분석해보니 그 자리에 둘 수도 있겠다고 얘기했다”며 “이는 알파고가 정상급 프로 바둑기사보다 시야가 넓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추 연구원은 알파고가 정석에 치중하지 않고 전반적인 형세를 다양한 관점에서 본 것이 승리 요인이었다면서 “바둑에 특화한 알고리즘을 굉장히 잘 개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사람끼리 두는 바둑과 기계와 두는 바둑은 역시 차이가 있다”며 심리전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조 교수는 “사람과 둘 때는 강수를 두면 상대방이 움찔하는 게 있는데 기계는 그런 감정적인 동요가 없으니 그것 자체가 심리적인 압박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상당히 계산을 많이 한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조 교수는 “바둑 자체가 완전한 논리 게임이기 때문에 어제나 오늘이나 알파고의 전술적인 차이는 없다”면서 “바둑의 기세란 것도 수학, 계산에 관한 것을 인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그 계산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알파고가 바둑을 굉장히 잘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이처럼 잘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갖게 됐다는 것 자체가 큰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세돌 9단이 기계를 상대로 하는 만큼 불계패하지 말고 끝까지 맞서서 알파고가 마지막 순간의 단순한 상황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해리스 vs 트럼프 승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05분가량 진행된 대선 후보 TV 생방송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튀는 대결을 했습니다. 양 측은 서로 자신이 토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토론에서 누가 우세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