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빚 보증 잘못 서서 한 때 알거지…창피해서 말도 못했다”

유일호 “빚 보증 잘못 서서 한 때 알거지…창피해서 말도 못했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01-10 10:41
수정 2016-01-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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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가운데 유 후보자가 한때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예금을 전액 차압당하는 일을 겪었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유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1996년쯤 가까운 친인척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부인 등 3명과 함께 연대보증을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채무가 수십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고 친인척의 동업자는 거액의 빚에 쫓겨 잠적했다.
곧바로 유 후보자 부부에 대한 채권추심이 시작돼 결국 2003년 아파트가 법원 경매로 넘어갔고 보유 예금마저 모두 날리게 된 뒤에야 추심 중단 확약을 받았다.
유 후보자의 부인은 여전히 1억 5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자는 친구들에게 손을 벌리거나 전당포 신세를 지며 월세와 생활비를 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금은 재선 의원에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내고 경제부총리 후보자까지 된 ‘특권 계층’처럼 보이겠지만, 당시에는 재산 0원의 ‘알거지’로 전락해 피눈물을 삼키면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채권추심이 가혹해 채권자를 상대로 소송까지 냈지만 연대보증서에 자필 서명을 했기 때문에 소송에서는 졌다.
유 후보자는 이후 월급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은행 대출을 더해 아파트 한 채를 마련했고 현재 지역구인 송파구에 전세를 얻어 지내고 있다. 총 재산은 약 10억원이다.
그러나 부인의 연대보증 채무는 연 25%의 금리가 붙으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 혼자서는 갚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채권자는 부인의 보증채무를 부실채권(NPL)으로 처리해 수천만원을 받고 대부업체에 넘긴 상태다.
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8억원의 상속재산에 대한 세금은 이미 냈고, 그 이후 내가 번 돈은 1억원 남짓”이라면서 “집사람은 여전히 연대보증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학 박사라는 사람이 빚보증 잘못 서서 망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창피해서 주위에도 잘 알리지 않았다”면서 “오죽하면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이러겠느냐”고 자신과 부인의 재산을 둘러싼 일각의 의혹 제기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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