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 부는 방이 공중으로 떠올라도
심 닳은 연필을 쥐고 청년은 잠이 든다
도시 계곡 빌딩 숲을 또 감는 회리바람
도마뱀 꼬리 같은 추잉검만 질겅대고
수십 번 눈물로 심은 비정규직 이력서
윤기 나게 닦은 구두 구름 위에 올려놓고
조간신문 행간에서 술빵 냄새 맡는 아침
환청의 발걸음 소리 꽃멀미에 가볍다
2016-01-01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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