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화재’ 학원 강사들 대형 인명피해 막았다

‘분당 화재’ 학원 강사들 대형 인명피해 막았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5-12-13 23:00
수정 2015-12-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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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서 원인 불명 스파크 확인

지난 11일 오후 8시 18분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12층짜리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형 인명 피해를 낼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위기를 모면한 것은 학원강사들과 옆 건물 관계자들의 침착하고 발 빠른 대처 덕분이었다.

13일 경기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이 건물 2층 학원 17개 교실에서 고교생 300여명이 10~20명씩 모여 야간 수업을 받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불길과 연기를 처음 발견한 수학강사 공상태(38)씨는 복도로 뛰어나가 최대한 큰 소리로 “불이야”를 외쳤다. “연기가 건물을 뒤덮어 더 지체할 수 없었다”는 그는 “학생들과 함께 휴지에 물을 묻혀 입과 코를 막고 건물에서 빠져나왔다”고 긴박한 순간을 전했다. 다른 강사들도 교실마다 보관하던 손전등과 휴대전화로 계단을 비추며 지하와 옥상으로 대피해 긴급 출동한 119 등에 의해 구조됐다. 강사들은 현장에 남아 모든 학생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야 병원에 간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건물 관계자들도 구조에 한몫했다. 옆 건물 입주자대표 A씨는 불길을 발견하고는 바로 철제 사다리를 불난 건물 창틀에 고정한 뒤 30~40여명이 대피하는 것을 도왔다.

이날 불은 이 건물 1~2층 등을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1층 주차장에서 원인 불명의 스파크가 일어난 흔적을 발견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5-12-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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