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10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분위기와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스코틀랜드 최고 전사인 맥베스는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 마녀로부터 자신이 영주가 되고, 또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실제로 영주로 임명되자 왕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맥베스. 아내에게 욕망을 채찍질당한 그는 결국 왕을 시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 또한 왕좌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 양심의 가책, 광기에 사로잡혀 몰락의 길을 걷는다. ‘300’ 스타일에 ‘브레이브 하트’-역시 중세 스코틀랜드가 배경이다-를 녹인 것 같은 초반부와 종반부 전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종반부 전투 장면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스코틀랜드 현지 촬영에 철저한 고증이 반영된 의상과 소품, 세트장 덕택에 영화 곳곳에서 중세의 풍미가 흘러넘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문학적인 비유로 가득 찬 배우들의 대사에 의존하는 장면이 많아 연극, 희곡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상당히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게 함정이다. 호주 출신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 저스틴 커젤이 연출했다. 차기작인 ‘어새신 크리드’에서도 패스벤더, 코티야르와 함께한다. 113분.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