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지분 30% 인수 결의… 합병법인 미디어 플랫폼사업 계획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이동통신 업계의 격전장이 무선에서 유선으로, 통신에서 방송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SK텔레콤은 CJ와의 ‘빅딜’을 통해 미디어 산업에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SK텔레콤은 2일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은 통신과 유료방송 시장을 아우르는 거대 사업자로 재탄생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케이블TV(CJ헬로비전)와 IPTV(SK브로드밴드)에서 총가입자 750만여명을 확보해 1위인 KT(850만명)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고, 무선통신 시장에서는 기존 49.6%의 시장 점유율에 더해 알뜰폰 업계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덩치를 키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법인을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키운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미디어 기반 사업을 확산시킬 수 있는 토대를 다진 것이다. SK텔레콤은 방송 콘텐츠와 모바일·TV 등 디바이스, 정보기술(IT) 등을 결합한 서비스들을 강화하고 있다. 연말까지 CJ E&M과 공동으로 드라마와 예능 등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에 등장한 의상과 가방 등을 모바일로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또 CJ E&M, CJ오쇼핑과는 250억원씩 공동 출자한 펀드를 조성해 각각 미디어 콘텐츠와 IT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디어와 IT 융합 서비스의 생태계를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업계가 유선방송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기존의 무선통신사업은 성장이 둔화됐고, 5세대(5G)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도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린다. KT와 LG유플러스는 “무선시장의 지배력을 유료방송 시장으로 확대해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속내는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협력과 씨앤앰 인수 등 미디어 산업에서 이통3사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5-11-03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