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상품 주문 승인한 온라인몰 “재고 없으니 취소를” 황당한 요구

고객 상품 주문 승인한 온라인몰 “재고 없으니 취소를” 황당한 요구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5-08-24 17:58
수정 2015-08-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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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관리 엉망에 소비자 불만

회사원 A(34)씨는 지난달 20일 B온라인몰에서 블라우스 한 장을 샀다. 백화점에서 입어 본 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매장 가격보다 10%가량 저렴하게 주문했다. 3일 뒤 A씨는 B업체 고객센터에서 “재고가 없으니 주문을 취소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환불을 받은 A씨는 같은 블라우스를 C온라인몰에서 주문했지만 7일 뒤 또 취소 요구를 받았다. 고객센터는 “해당 상품이 전국에서 품절이라 배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물건을 파는 온라인몰이 재고 관리를 제대로 못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시간 재고 반영이 안 돼 배송이 늦어지거나 상품을 아예 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가 커진 몸집에 걸맞게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과 CJ몰, GS샵 등 종합몰은 롯데·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을 입점시켜 매출을 올린다. 그러나 상품 관리의 책임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숍매니저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 매니저가 남은 수량을 직접 입력해야 온라인몰 재고에 반영되는 수동 시스템이다. 백화점 상품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판매되고, 여러 온라인몰에 중복 입점해 있어 실시간 재고 파악이 어렵다. 이 때문에 온라인 주문이 들어와도 판매할 물건이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런 일은 백화점이 재고 털기에 집중하는 ‘끝물 할인행사’(시즌오프)에 자주 발생한다.

소비자 의사와 무관하게 재고가 없어 주문을 취소해야 하는데도 오픈마켓은 전혀 보상하지 않는다. G마켓 관계자는 “판매자의 사유로 발송이 안 되면 환불 처리된다”면서 “별도의 보상책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종합몰인 CJ몰과 GS샵은 적립금과 할인쿠폰을 주고 있다. 11번가도 마찬가지다. CJ몰 관계자는 “재고 부족으로 주문 취소가 발생하면 본사 부담으로 결제금액의 5%를 적립금으로 쌓아 주고 10%의 할인쿠폰을 제공한다”면서 “상품 관리를 제대로 못한 백화점 협력사에 벌점을 부과하고 일정 이상 누적되면 퇴점시키는 방침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GS샵은 자체 부담으로 결제가격의 10%, 최대 2만원의 적립금을 제공한다.

인터넷 쇼핑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온라인몰이 근본적으로 재고관리 체계를 개선해 소비자 불편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매 판매액 90조 6650억원 가운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 9691억원으로 14.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9조 4400억원 중 10조 5925억원)보다 22.4% 늘었다.

유통업계는 저렴한 가격, 편리함 덕분에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5-08-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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