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컴퓨터서 여성 하체사진 20여장 발견, 피해자 10명 이상”
서울대 사범대학의 한 조교가 여학생들의 몰카를 찍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해당 조교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조교직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수년간 여학생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서울대 사범대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조교 A(25)씨를 최근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A씨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가던 같은 학교 여대생 B씨는 “A씨가 휴대전화로 몰래 나를 찍은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했으나 여성 사진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의 컴퓨터 등에서 20여장의 여성 사진을 확보했다. 발견된 사진은 대부분 여성의 하체 부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각각의 사진 파일에 피해자의 이름을 적어 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 여성이 1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한 차례 소환조사했고 피해자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진을 언제부터, 얼마나 찍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A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서울대는 A씨가 조교를 사직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다.
작년 강석진 전 수리과학부 교수의 성추행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서울대는 또다시 성추문이 불거지자 술렁이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이 내용을 폭로하는 글이 이날 오후 1시께 게시되자 한나절 만에 조회 수가 1만건이 넘었고, ‘사범대생이 어떻게 저런 일을 하느냐’라는 충격에 빠진 댓글 80여건이 달렸다.
이 사이트에는 ‘학교나 학과의 명예에 금이 가더라도 확실한 처벌은 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학교와 경찰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거나 ‘다른 과에서도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댓글 등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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