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실패 땐 엔지니어링처럼 될 것” “헐값에 물산 합병… 다른 의도 있어”

“합병 실패 땐 엔지니어링처럼 될 것” “헐값에 물산 합병… 다른 의도 있어”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5-07-18 00:10
수정 2015-07-18 01: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격렬했던 삼성물산 주총

“합병에 실패해서 엔지니어링이나 중공업처럼 되는 것을 보고 싶으십니까. 본 주주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원안대로 진행하는 데 찬성합니다.”

“터무니없는 헐값에 삼성물산을 제일모직에 넘기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겁니다. 불공정한 합병에 대한 반대표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확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일모직과 합병계약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진행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일모직과 합병계약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진행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17일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놓고 삼성물산 주주들 간의 목소리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날 주총에는 평소보다 많은 500여명의 주주가 몰렸다. 삼성물산 측은 예상보다 많은 주주가 모이자 4층에 추가로 자리를 마련했다. 주총은 중복 위임자가 많아 확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예정된 오전 9시 개회 시간보다 30여분이 지체됐다. 주총 의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맡았다.

엘리엇은 주주 발언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엘리엇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변호사는 합병 비율을 문제 삼으며 “엘리엇은 오로지 동등하고 공정한 거래로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결권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엘리엇 측은 1.4%의 지분을 가진 이건희 회장의 위임장이 법적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의 의결권은 포괄위임돼 있다”면서 “병중이라도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오전 11시쯤 시작한 투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주주들과 삼성물산 직원들은 1시간가량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엘리엇 측과 한성규 주주 대표, 법원에서 지정한 검사인이 검표 현장을 지켰다. 찬성표 69.53%, 반대표 14.04%. 압도적인 표 차이로 합병안이 통과되자 주주들 사이에서 박수와 탄식이 교차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5-07-18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