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강연회서 쓴소리’일회성 개발’ 지적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장은 6일 국산 무기체계가 대부분 ‘일회성 개발’에 그치고 지속적인 성능 개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쓴소리를 했다.정 소장은 이날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미래국방포럼 공동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국산 무기체계의 일회성 개발·전력화로 방위산업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강연회에는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방산업체, 국방기술 연구기관 등의 관계자 약 200명이 참석했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K-9 자주포를 개발한지 17년이나 됐다”며 “그동안 성능 개량 한 번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K2 전차도 마찬가지”라며 “개발한 지 7년 지나는 동안 (성능 개량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미국의 M1 전차는 1980년대에 개발됐는데 지금까지 6번이나 성능 개량을 거쳤다”며 “개발 당시만 해도 아날로그 장비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디지털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기는 TV나 냉장고와는 다르다”며 “한 번 수출한 뒤에도 성능 개량을 통해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야 해당 국가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출 물량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능 개량을 동반한 무기 개발을 ‘진화적 개발’로 개념화하고 “진화적 개발을 고려한 정책 수립과 결정,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국방과학과 방위산업의 발전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소장은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업체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기술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소총, 전차, 자주포 등 소위 ‘일반 무기’의 기술 기반이 취약하다”며 “방산업체가 기피하는 분야의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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