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청장 간부들에게 이메일
“연공서열식으로 획일적 근무평정을 한다면 인사제도 개선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업무 역량과 성실성, 조직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경찰청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근무평정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이전까지 경찰 승진 심사는 근무평정(50%), 경력평정(35%), 직무교육 이수(15%) 등을 평가해 승진 정원의 5배수를 추린 뒤 경력과 해당 직급으로 일한 연차, 교육 성적, 상벌, 지휘관 추천 여부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해 2배수로 줄였다. 하지만 내년 1월 시행될 총경 이하 인사부터 근무평정 배점 비율을 65%로 올리는 대신 직무교육 이수 항목을 없애기로 했다.
지금껏 경찰 근무평정은 인사대상인 고참들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예를 들어 승진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아예 10년이 넘은 경정은 업무역량이 뛰어나도 ‘수·우·양·가’ 중 ‘양’이나 ‘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 총경 승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서울경찰청 A경감은 “메일까지 보낸 것을 보면 (청장이) 이번 인사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며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은 물론 시기를 놓쳐 승진을 아예 포기해버린 직원도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한 경찰서 B경정은 “3개년 근무평정을 모두 ‘수’를 받아도 승진이 보장되지 않는데 당장 올해 점수를 잘 준다고 해서 인사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괜히 승진 시기가 안 된 직원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가 우리 서에 배당된 승진자 정원만 뺏길 거 같아 기존 방식대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4-11-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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