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직원 3명 찾아 日·中으로… 답변은 전날 한국서 파견된 직원이

[2014 국정감사] 직원 3명 찾아 日·中으로… 답변은 전날 한국서 파견된 직원이

입력 2014-10-18 00:00
수정 2014-10-1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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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큰 정무위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대사관 회의실에는 피감기관 증인보다 감사자인 국회의원이 더 많은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이날 중국에 나와 있는 금융감독원 등 4개 국책 기관의 현지 사무소에 대한 국감을 위해 베이징으로 날아왔다. 국감장에는 금감원 감독을 받는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출자한 대우증권 및 서울보증보험 사무소 대표 4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 사무소는 직원이 1~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국감’이라는 언론의 비판이 나온 뒤 참여 의원 수가 당초 14명에서 9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국감은 현안이 없던 탓에 중국 시장 현황을 점검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우택 위원장은 “대규모 대출 부실 발생을 막기 위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를 직접 점검하고 국내 금융 시장에 안주하는 금융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감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해도 충분한 일을 베이징까지 와서 한 셈이다.

의원들은 이날 저녁 5성급인 독일계 캠핀스키 호텔에서 묵은 뒤 다음날 한국 금융 업체를 둘러보고 서울로 돌아간다. 국감 관계자는 “호텔값은 대사관 측의 협조로 2000위안(약 38만원)에서 930위안으로 깎았다”면서 “앞서 외통위 의원들이 베이징에서 뮤지컬을 보는 등 ‘외유’를 했다는 비판 때문인지 다른 일정을 잡아달라는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도 비슷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간사 등 의원 9명은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금융감독원 도쿄사무소, 산업은행·기업은행·우리은행·대우증권 도쿄지점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국감을 시작하며 “일각에서는 해외 국감에 대한 실효성이 지적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는 부당 대출 같은 금융기관의 행태가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발언해 국내에서의 ‘외유 논란’을 불식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검사 기능 없이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는 금감원 도쿄사무소 피감을 위해 전날 한국에서 금감원 국감에 참석한 박세춘 부원장보가 파견되는 등 해외 국감의 효율성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의원들의 질문에 정갑재 도쿄사무소장보다 박 부원장보가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도쿄사무소는 국내 은행 일본 지점의 영업 행위 등에 대한 검사는 하지 않고 금융청 등 일본 금융당국과의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 소장을 포함해 주재원 3명과 사무직원 1명이 인력의 전부다.

또 이번 국감에서는 개인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도쿄지점장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질문을 거의 받지 않아 ‘들러리’ 취급을 받았다. 국감 다음날인 18일 오전에는 의원들이 일왕의 거처인 황거(皇居)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 있는데, 피감기관의 직원들이 함께 수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10-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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