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부산 양대 비엔날레… 창원·대구·서울서도 관객을 기다린다
추석 명절을 앞둔 가을 화단에 풍성한 미술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1만점 가까운 작품을 쏟아내며 서울과 부산, 광주, 창원 등지에서 미술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2014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지난 5일 전시관 야외광장에 처음 설치된 작가 스털링 루비의 5m 높이 작품 ‘스토브’(①). 주철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다음달 3~5일 ‘터전을 불태우라’는 올해 전시 주제에 따라 실제 나무 장작을 넣고 태우게 된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전 ‘오월가족 해원 퍼포먼스’에 내걸린 사진가 김은주의 작품들(②). 2012년 제7회 부산비엔날레 때 전시됐던 성효숙 작가의 설치작품 ‘진혼’(③).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사태 때 파업 노동자들의 신발을 모아 작품을 만들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광주비엔날레재단·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올해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다음달 4일 막을 올려 11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진입을 노리는 행사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큐레이터인 제시카 모건이 총감독을 맡았다. ‘터전을 불태우라’(Burning Down the House)는 주제 아래 87억원의 예산을 투입,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매체의 다양성에 신경 썼다”는 모건 총감독의 말처럼 참여 작가들은 건축가, 영화감독, 무용가, 패션 디자이너, 공연 예술가 등으로 구성됐다. 39개국 106개팀(115명)의 작가들 중 90%는 이번에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를 찾는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인 제러미 델러(영국), 현대 미술계의 센세이션이라 불리는 얼스 피셔(스위스), 설치미술가인 코닐리아 파커(영국), 불평등과 규범을 다양한 매체로 탐구해 온 로만 온다크(슬로바키아) 등이 눈에 띈다. 또 누보 레알리즘의 선두주자였던 이브 클라인(프랑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인 댄 플래빈(미국)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도 작품을 통해 관객과 조우한다. 아시아 작가들 가운데는 류사오둥(중국), 테쓰야 이시다(일본), 로델 타파야(필리핀) 등 아시아 역사와 변화상을 반영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8회 부산비엔날레도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20일 개막해 11월 22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후발주자로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창설 13주년을 맞아 30개국 160명의 작가가 작품 380여점을 전시한다. 주제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 프랑스의 독립큐레이터인 올리비에 케플렝 전시감독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그냥 살아갈 것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의지를 갖고 살아갈 것이냐는 비엔날레의 주제를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경관’ 등 7개 섹션으로 풀어낸다. 총예산은 42억원. 두 비엔날레는 미술 전시 외에 학술행사, 국제교류행사, 시민참여 행사 등의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양대 비엔날레는 올해 개막까지 큰 내홍을 겪었다. 작품 전시 여부와 전시 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운영상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거나 물러났다.
양대 비엔날레 외에 중소 규모의 비엔날레들도 관객을 찾아온다. ‘달그림자’가 주제인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다음달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경남 창원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마산합포구 돝섬에 국한됐던 1회 때와 달리 전시 장소를 돝섬과 마산항 중앙부두,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등으로 확대했고, 11개국 42개팀이 참여한다.
대구에서도 다음달 1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사진비엔날레가 열린다. 스페인 출신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가 감독이 기획한 전시에는 페루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8개국 30여명의 작가가 명함을 내민다.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도 다음달 1일 개막해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펼쳐진다. 미디어 아트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이 총감독을 맡았다. 최원준과 양혜규, 민정기, 배영환, 다무라 유이치로(일본), 딘큐레(베트남),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주제는 ‘귀신·간첩·할머니’. 다음달 25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그림장터인 제13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일본 등 16개국, 186개 화랑이 참여해 국내외 작가 1500여명의 작품 45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8-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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