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키우자 강한정부 만들자 센카쿠를 되찾자
25일 청일전쟁 발발 120주년을 맞아 중국 언론들이 당시 일본에 패배한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대거 쏟아 냈다.중국은 이 전쟁을 시작으로 일본을 포함한 열강에 국토의 상당 부분을 점령당하는 등 사실상 망국의 치욕과 고통을 당했다. 역사 문제와 영토 분쟁 등으로 일본과 갈등 중인 상황에서 굴욕의 역사를 조명해 민족 단결과 항일 의식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경화시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과학기술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일전쟁을 언급하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청일전쟁을 계기로 중화민족이 당했던 고난과 희생은 세계 역사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 강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이 당시 과학기술 발전에 힘써 강국이 됐고 이로 인해 청나라 군대가 패배한 것”이라며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강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것은 낙후한 봉건 독제 체제 탓이었다며 계속적인 개혁을 통해 강한 정부와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청나라 서태후는 청일전쟁 발발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하는 비상 시기에 자신의 환갑잔치에 거액을 투자했다. 전쟁은 썩을 대로 썩은 체제를 가진 봉건제국이 무너지는 임계점이 됐을 뿐”이라고 분석하면서 “중국은 당의 지배와 중국특색사회주의 체제를 견지해 민족부흥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주권 강화 여론도 고조됐다. 명보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청일전쟁 발발 120주년 학술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일본 우익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류장융(劉江永) 칭화대 교수는 “청나라는 패전의 대가로 댜오위다오를 일본에 바쳐야 했다”며 중국이 굴욕의 청일전쟁을 기리는 것은 댜오위다오가 중국 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7-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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