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에 상륙함 수출 강행

프랑스,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에 상륙함 수출 강행

입력 2014-07-24 00:00
수정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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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위약금과 인도 라팔 전투기 수출계약 악영향 우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우방의 반대에도 불구, 프랑스가 러시아에 미스트랄급 상륙함 수출을 강행하려는 것은 순전히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현지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프랑스는 러시아와 상륙함 수출 계약을 파기했을 때 지급해야 하는 거액의 위약금과 다른 무기 계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1년 헬기 16대를 탑재할 수 있는 미스트랄급 상륙함 두 척을 12억유로(약 1조7천억원)에 러시아에 판매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0월과 내년에 한 척씩 인도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이 계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대러시아 군수분야 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최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 이후 미국과 영국은 프랑스의 무기 수출이 러시아 제재 방침에 어긋난다면서 계약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금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계약을 취소하면 11억 유로를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출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상륙함을 건조하는 STX 생나제르 조선소 측도 일자리 보호를 위해 계약대로 상륙함을 인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STX 생나제르는 이번 계약이 취소되면 직원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TX 생나제르 노조도 전날 “계약 취소 압력에도 상륙함을 계약대로 인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세계 5위인 자국 무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러시아와 계약을 쉽게 파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다른 무기 수출 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정부는 인도에 라팔 전투기 126대를 150억 달러(15조2천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이 신뢰성 문제로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재 라팔은 인도 정부의 입찰을 거쳐 최종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가격과 기술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내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러시아에 상륙함을 수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21일 기자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당장은 제재 수위가 상륙함 인도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수출을 강행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다만 “나머지 계약이 이행될 것인가는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자비에 베르트랑 전 프랑스 노동보건장관도 “프랑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상륙함을 인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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