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통보한 출석 시간은 어제 오전 10시였다. 하지만 유씨는 이 시간까지 세월호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의 출두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앞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유씨의 장녀와 차남이 소환에 불응했고, 국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남 역시 검찰에 출두하지 않았다. 국가의 근본을 뒤흔든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유씨 일가가 공모하여 벌인 명백한 수사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 당연히 이들에게는 모두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특히 지명수배가 내려진 장남을 체포하는 경찰에 1계급 특진의 포상까지 내걸렸다. 반면 유씨가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성의 금수원에는 같은 시간 이른바 구원파로 알려진 기독교 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며칠 전부터 집결하기 시작한 신도들이 공권력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집단으로 거부하며 세력을 늘려가는 모습이었다. 유씨가 청해진해운에 회장 직함으로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정황은 그동안 속속 드러났다. 그럼에도 부실 경영의 참담한 결과에 책임져야 할 시점이 되자 종교의 등 뒤에 숨어버린 꼴이 아닐 수 없다.
유씨 일가는 수사 방해 행위가 장기화될수록 더 많은 죄업이 쌓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씨의 첫 번째 잘못은 말할 것도 없이 승객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여객선사의 실질 선주로 이윤에만 눈이 멀어 안전을 도외시한 경영으로 수백명의 억울한 희생자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온 국민을 무기력증에 빠뜨리고 국가경제를 후퇴시켰으며,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먹칠한 것도 적지 않은 죄다. 이것만으로도 유씨는 이미 국민감정이 용인할 수 있는 법 감정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결과 국민 정서는 지금 검찰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정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단죄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유씨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대가를 치름으로써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도 시원치 않다. 그런데 정작 유씨의 행보는 정반대다. 오히려 종교를 내세워 국민과 정부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자신이 이끌어 온 종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행여 불똥이 튀지 않도록 최대한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닌가. 그럼에도 애꿎은 신도들을 끌어들여 또 다른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을 법을 넘어서 도대체 어떤 신(神)이 용납할 것이라고 믿는지 되묻고 싶다.
유씨 일가의 수사 방해는 한 마디로 대국민 선전포고다. 복음 침례회 신도를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국민 모두를 적으로 돌린 채 일전(一戰)을 불사(不辭)하겠다는 돈키호테적 만용이 아닐 수 없다. 복음 침례회 신도들도 국민이 수사 결과에 따라 단죄하고자 하는 대상은 세월호 참사 관련자들이지 그들이 신앙하는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리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검찰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종교 자유의 침해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유씨 일가의 출두 거부로 검찰도 체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씨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 어떤 이득을 거둘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유씨 일가는 수사 방해 행위가 장기화될수록 더 많은 죄업이 쌓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씨의 첫 번째 잘못은 말할 것도 없이 승객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여객선사의 실질 선주로 이윤에만 눈이 멀어 안전을 도외시한 경영으로 수백명의 억울한 희생자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온 국민을 무기력증에 빠뜨리고 국가경제를 후퇴시켰으며,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먹칠한 것도 적지 않은 죄다. 이것만으로도 유씨는 이미 국민감정이 용인할 수 있는 법 감정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결과 국민 정서는 지금 검찰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정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단죄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유씨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대가를 치름으로써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도 시원치 않다. 그런데 정작 유씨의 행보는 정반대다. 오히려 종교를 내세워 국민과 정부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자신이 이끌어 온 종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행여 불똥이 튀지 않도록 최대한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닌가. 그럼에도 애꿎은 신도들을 끌어들여 또 다른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을 법을 넘어서 도대체 어떤 신(神)이 용납할 것이라고 믿는지 되묻고 싶다.
유씨 일가의 수사 방해는 한 마디로 대국민 선전포고다. 복음 침례회 신도를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국민 모두를 적으로 돌린 채 일전(一戰)을 불사(不辭)하겠다는 돈키호테적 만용이 아닐 수 없다. 복음 침례회 신도들도 국민이 수사 결과에 따라 단죄하고자 하는 대상은 세월호 참사 관련자들이지 그들이 신앙하는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리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검찰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종교 자유의 침해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유씨 일가의 출두 거부로 검찰도 체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씨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 어떤 이득을 거둘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2014-05-17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