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크콘서트서 적극 배려
통합 신당(새정치민주연합) 출범을 이틀 앞둔 24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대강당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김 대표는 이날 제주도당 창당대회에 앞서 열린 콘서트에서 “정권을 잡으면 제주 4·3사건 정책을 어떻게 펼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권 잡을 분이 여기 있다”며 웃으면서 안 의원에게 답변을 넘겼다. 안 의원은 ‘정권 잡을 분’이란 발언에 특별한 토를 달지 않은 채 “제주도민이 원하는 것을 한번에 이루긴 어렵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새정치연합 행사에서 안 의원을 적극 배려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이 먼저 인사말을 하도록 양보하는가 하면 자신의 인사말 순서에서 참석자들에게 안 의원의 결단에 대해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세력이 협소한 김 대표로서는 안 의원이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두 사람이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했다. 지난 2일 통합 신당 합의 시 대권(안 의원)-당권(김 대표) 역할 분담론이 불거졌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민주당 측은 26일 창당대회 후 안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본격적인 ‘동거’를 시작하기 위해 국회에 공간을 마련 중이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사이 안 의원 측과 친노(친노무현) 측의 불협화음은 계속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통합해야 될 상대에게 이 같은 망언을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분열주의적인 발언”이라며 “거의 욕설 수준에 가까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 의원이 꼭 지시했거나 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더라도 일종의 정서적 공감대나 흐름이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차이를 볼 때가 아니라 같음을 확인해야 할 때”라며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신당 출범 후에도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지 타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25일쯤 공식 발표할 통합신당 정강·정책에서 삭제 논란이 있었던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7·4 남북공동성명과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남북기본합의서 계승도 포함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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