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박물관 벌서고 있는 한국문화재

日도쿄박물관 벌서고 있는 한국문화재

입력 2013-12-30 00:00
수정 201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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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문인석 2점 공사용 펜스 보는 형태로 전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한국의 문인석 2점이 공사용 펜스를 바라보는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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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도쿄 우에노공원 내 도쿄국립박물관 매표소 뒤쪽 야외전시장에 한국 문화재인 문인석 2점(오른쪽 작은 사진)이 공사용 펜스를 바라보는 비정상적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그동안 옥외 전시돼 온 문인석은 박물관 측이 정문 주변 재개발 공사를 하면서 옮기지 않은 채 놓아 둔 것으로 추정된다. 혜문 스님 제공
29일 도쿄 우에노공원 내 도쿄국립박물관 매표소 뒤쪽 야외전시장에 한국 문화재인 문인석 2점(오른쪽 작은 사진)이 공사용 펜스를 바라보는 비정상적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그동안 옥외 전시돼 온 문인석은 박물관 측이 정문 주변 재개발 공사를 하면서 옮기지 않은 채 놓아 둔 것으로 추정된다.
혜문 스님 제공
 조선시대 강원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인석은 당초 박물관 옥외에 전시돼 있다가 지난 9월 말 시작된 공사로 차단 펜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박물관 측이 옮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인석에 대해 박물관 홈페이지는 “조선시대 왕과 양반의 묘를 지키는 양(羊)과 문관의 석상으로, 정문에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된 2개의 문관은 가느다란 직육면체 석재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어 오래된 양식으로 여겨진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문인석의 문화재 등급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인석의 비정상적 전시를 발견한 것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이다. 그는 조선시대 고종이 사용한 투구·갑옷 등을 포함한 ‘오구라 컬렉션’이 지난 10월 1일부터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것과 관련, 지난 23일 이곳을 찾았다가 이를 목격했다. 혜문 스님은 29일 “박물관 측에 전시물 위치를 바꿔 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지난 27일 보냈다”고 밝혔다. 스님은 서한에서 “매표소 뒤쪽에 있는 한국의 문인석 2점 전시에 문제가 있다”면서 “아마도 공사 중인 관계로 문인석 앞에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형태는 한국 사람들에게 문인석이 마치 벌을 받고 있는 모습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한·일 간 복잡한 문제로 오해가 증폭되는 와중에 박물관이 한국 문화재들을 벌세우는 듯한 모양으로 전시한다면 불필요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된다”면서 전시물의 위치 변경 등을 요구했다.

 혜문 스님은 “경위야 어떻든 외국의 문화재를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일본 문화재가 다른 나라에서 그런 대접을 받았으면 큰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석상은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석상 아래 기초공사가 돼 있는 상태”라면서 “재개발에 의해 석상과 새 건물이 근접하게 돼 있어 공사가 끝난 뒤 석상의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박물관 정문 주변을 재개발하는 것으로 내년 3월 28일 끝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12-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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