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입자 상한액 내지만 직장가입자 최고액보다 적어…건보공단 “부과기준·상한선 다르기 때문”
한국 최고 갑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건강보험료를 얼마나 낼까.22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지역가입자 최고 보험료를 내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회장님은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회사에서 보수를 받지 않기 때문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돼 있으며, 지역가입자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보험료를 낸다”고 말했다.
현재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은 약 219만원(218만9천830원)이다.
건강보험은 소득에 일정 비율로 매겨지는 세금과 달리 사회보험제도이기 때문에 소득에 비례해 보험료가 무한정 올라가지 않고 상한선이 적용된다.
직장가입자의 상한선도 지역가입자와 비슷한 월 230만원으로, 월 보수(근로소득 기준)가 7천810만원 이상인 직장 가입자는 매달 230만원을 낸다.
그러나 보수 외 다른 소득이 많은 직장인은 추가로 보험료를 내도록 돼 있다. 만약 직장가입자가 근로소득 외에 사업소득, 이자, 배당, 임대소득 등을 합친 종합소득이 연간 7천200만원을 넘는 경우 추가로 월 최대 230만원까지 보험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직장가입자에게 부과될 수 있는 최고보험료는 결국 460만원으로, 지역가입자의 2배를 웃돈다.
이것은 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해 ‘위장 취업’을 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장치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보험료를 물리기 위해 보수 외에 종합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에 작년 9월부터 추가 보험료를 부과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보수에 부과되는 보험료 상한액을 내는 직장인은 지난 5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직원 62명을 포함해 2천522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형평에 맞지 않아 보이는 보험료 산정은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가 직장과 지역으로 나뉘어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불합리를 ‘땜질식’으로 보완하다 보니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부담하는 50%를 제외하더라도 직장인 약 2천500명이 재벌 회장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내는 현상은 직장과 지역의 보험료 부과방식과 상한선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