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주연을 맡은 송강호가 “처음 역할 제의가 들어왔을 때 거절했었다”고 고백했다.
송강호를 비롯해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등이 참석한 영화 ‘변호인’ 제작보고회가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변호인’은 1981년 부산을 배경으로 가방끈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공안사건 변호를 맡아 다섯 번의 공판이 이어지면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특히 주인공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고졸 출신의 변호사라는 점, 제5공화국 시절 부산을 배경으로 당시 이 지역에서 벌어진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점 등 때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델로 한 영화로 유명하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공안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최장 63일간 불법감금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에서 조세 사건 전문 변호사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고 있었지만 부림사건 변호를 맡은 것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날 송강호는 “과거 제가 이 역할을 한차례 거절했다는 보도가 났는데, 돌아가신 그분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라서 과연 제가 그 분의 한 단면을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을지 혹시나 누를 끼치지 않을지 걱정돼서 거절했다”며 “하지만 잊혀 지지 않는 시나리오, 이야기가 저를 사로잡은 것 같다”며 마음을 바꾼 이유를 전했다.
송강호는 “그분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평가받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남을지 모르겠으나, 80년대를 관통하며 살아왔던 그분의 태도나 열정은 아직도 우리에게 의미 있게 남아있는 것 같다”며 의미를 전한 뒤 단지 노무현 대통령 영화로 치부되지 않길 바랐다.
그는 “정치적 논란이나 잣대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런 의도로 만든 것도 아니고, 당시 시대를 호흡했던 여러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느낌을 주려는 대중적인 영화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양우석 감독은 “역사를 적확하게 이해하는 좋은 방법은 한 사건이나 하나의 사건에 관여했던 인물을 통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시절에 주목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은 모티브로 남고, 영화는 영화로 풀려고 노력했다”며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사건을 담당하는 경감 역할을 맡은 곽도원은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영화라서, 실존했던 인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연기했다”며 “제가 영화의 어두운 부분을 맡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있어 사실적으로 보이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그밖에도 임시완이 공안사건에 희생되는 학생 역할을 맡았고 김영애가 학생의 어머니이자 송강호가 고시생 시절 밥을 얻어먹곤 했던 단골 국밥집 주인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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