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의 북해 원유개발 전진기지 네덜란드 더라위터르 해상광구를 가다
이달 말부터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인 유럽 북해산 브렌트유가 국내에 도입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국 서부 텍사스유와 중동 두바이유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브렌트유의 국내 직접 도입은 한국석유공사가 수년간 주력해 온 에너지자원 개발 및 다변화 노력의 결실이다. 석유공사가 2010년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해 지분 100%를 인수한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사의 네덜란드 해상광구를 찾아 석유공사의 국외 에너지자원 개발 현황을 살펴봤다.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의 북해 더라위터르 플랫폼. 하루 1만 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인 이곳을 석유공사는 북해 원유개발의 전진기지로 삼고 에너지원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 제공
지난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행정수도 헤이그. 여기서 다시 헬기로 광활한 북해 위를 30분 이상 비행하자 푸른 바다 한가운데에 거대한 정유공장 같은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나사의 더라위터르 해상플랫폼이다. 네덜란드의 해군 더 라위터르 장군의 이름을 딴 시설로, 일일 기준 1만 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달 말부터 인근 영국 북동부 해상 포티스 유전에서 생산 중인 원유 30만 배럴을 포함해 동종의 원유를 석유메이저로부터 구입해 연간 총 200만 배럴을 국내 정유사인 GS칼텍스에 판매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석유공사의 브렌트유 수입은 처음”이라며 “물량은 아직 많지 않지만 중동에 집중돼 있는 국내 수입 원유를 다양화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헬기에서 내려 바로 도착한 곳은 플랫폼의 IPD(Integrated Production Deck)다. 해저에서 끌어올린 원유를 1차로 가공하는 시설이다. 크게 가스와 오일, 가스 송출시설 등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다.
바다 깊숙이 박혀 있는 라이저라는 흰색 기둥 모양의 관이 바닷속 1700m 깊이에서 원유를 뽑아 올리고 이를 통해 올려진 원유는 ‘웰 헤드’라는 관을 통해 분리시설로 운반된다. 원유는 여기서 오일, 가스, 물 3가지로 분리된다.
뽑아 올린 가스의 일부는 플랫폼 발전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규정에 따라 뾰족한 탑 모양의 플랫폼 꼭대기에서 소각된다. 물은 불순물을 제거한 뒤 다시 바다로 방류한다.
원유는 수심 34m, 해저 5m 깊이에 매립된 GBS(Gravity Base Structure)로 이동된다. GBS는 최대 15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데 셔틀 탱커라는 거대한 선박이 하루에 한 번 인근 로테르담 항구로 수송한다.
바우커 보테마 더라위터르 플랫폼 운영총괄책임자는 “다수의 경험 있는 인력들이 근무하는 드라우터 플랫폼은 석유공사의 일원으로 순조롭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는 두 회사가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공사가 인수한 다나 페트롤리엄은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이집트, 모로코 등 전 세계 8개국에서 2억 4000만 배럴의 매장량과 57개 광구를 운영하는 영국 메이저 석유탐사기업이다. 석유공사는 자회사인 다나사를 통해 국내 원유 수입처의 다양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백오규 석유공사 영국사무소장은 “다나사는 인수 전 하루 4만 배럴을 생산했지만 석유공사 인수 이후 추가 탐사 개발을 통해 올해 하루 평균 5만~5만 5000배럴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북해 웨스턴아일스 광구 등 대규모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면 2015년 하반기부터 순 생산증가분 4만 배럴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도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부다비 국제석유 박람회·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북해 다나유전에서 웨스턴아일스 추가 생산 계획을 하고 있는 등 북해 유전 개발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헤이그(네덜란드)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3-11-19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