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 손’으로 스위스 넘는다

‘김 + 손’으로 스위스 넘는다

입력 2013-11-13 00:00
수정 2014-06-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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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5기 소집훈련 각오

문제는 ‘진격의 거인’ 김신욱(25·울산) 활용법이다.

15일 스위스, 19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2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갖기 전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에게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홍 감독은 3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김신욱과 분데스리가에서 한국 선수로 처음 해트트릭을 기록해 기대를 부풀리는 손흥민(21·레버쿠젠) 모두 “큰 장점을 가진 선수”라고 입을 연 뒤 “두 선수의 조합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다른 9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어떤 타이밍에 김신욱에게 공을 줘야 가장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방적으로 김신욱을 향한 크로스를 날려선 안 된다. 볼을 받는 상황에서 디테일한 스텝까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8월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김신욱을 투입하면 너무 띄우는 패스만 나온다”며 대표팀에서 제외한 바 있어 이런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김신욱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공중볼보다 발밑 플레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스위스를 상대로 한국 축구의 빠른 역습과 강력한 압박을 보여 주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손흥민도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은 엄연히 다르다”며 “편안하게 즐기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팀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홈의 이점을 살려 스위스를 이기겠다”며 웃어 보였다.

이청용(25·볼턴)은 “컨디션이 좋다. 흥민이와도 호흡이 잘 맞는다. 자신 있다”며 “두 팀 모두 강팀으로 월드컵을 대비하기에 좋은 상대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만큼 내용도 좋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24·선덜랜드)은 “스위스와 러시아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우리보다 앞서 있는 건 사실”이라며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다. 남은 시간 조직력을 맞춰 나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목표를 털어놓았다.

지난 10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를 저지른 수문장 정성룡(28·수원)은 머리를 짧게 잘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주전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김승규(23·울산), 이범영(24·부산)과 경쟁하며 함께 성장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홍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0-2로 완패한 스위스를 7년 만에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난 한 번 이겨봐서 괜찮은데…”라고 평소 잘 하지 않던 농담을 던졌다. 자신이 지휘해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2-1로 꺾은 일을 상기시킨 것이다. 곧 진지한 얼굴로 돌아온 그는 “팬들을 위해 이번에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이날 훈련은 체조와 스트레칭, 가벼운 패스 연습 위주로 1시간 10분 만에 끝났다. 전술 훈련은 실시하지 않았다. 평소 훈련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이어지는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었다.

추운 날씨 속에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컨디션 조절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3-11-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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