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말리와 천안서 대결
홍명보호의 장단점과 과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판이었다.논란의 ‘기성용 팝’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브라질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브라질의 간판 스타 네이마르(왼쪽)가 전반 프리킥으로 골문을 가르고 있다. 이 공은 공교롭게도 한국 수비벽 중심에서 힘껏 점프하지 않은 기성용의 머리 위로 날아가 골로 연결됐다. 축구 팬들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5기통 춤’을 연상케 한다며 기성용의 안이한 플레이에 ‘기성용 팝’이란 제목을 붙였다.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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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소득은 기성용(24·선덜랜드)-한국영(23·쇼난) 조합의 재발견. 박주영(부산)과 이명주(포항)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택한 카드였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문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오른 기성용과 부상으로 런던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한 한국영이 빚어낸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기성용은 공을 뿌리는 데 집중했고 한국영은 브라질 침투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기성용은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자원임을 입증했고 한국영은 엄청나게 많이 뛰며 그를 받쳐줬다. 홍명보 감독도 “둘이 처음 발을 맞췄는데 좋은 호흡을 보였다”며 “준비기간이 짧았는데도 매우 잘해 줬다”고 칭찬했다.
대표팀의 슈팅은 4개, 그나마 유효슈팅은 한 개뿐일 정도로 공격이 미미했다. 특히 지동원(선덜랜드)이 지난 아이티전에 이어 또다시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 감독은 지동원을 뺀 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근호(상주)를 번갈아 전방에 세우는 제로톱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제공권에서 밀렸고 상대 압박에 밀려 뒤로 공을 돌리기에 바빴다.
홍명보호는 본선을 8개월여 앞두고 공격진 구성에 계속 부담을 갖게 됐다. 박주영(아스널)은 소속팀에 남느냐 임대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한 홍 감독도 대표팀에 부를 명분이 없다.
일부에선 대안으로 손흥민(레버쿠젠)을 제시하고 있다. 후반 19분 구자철과 교체돼 들어간 손흥민이 왼쪽 날개를 맡자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그즈음 브라질 선수들의 체력도 떨어져 대표팀은 공격의 고삐를 죄었지만 체력이 바닥났고 해결 능력도 없었다.
전방 공격 자원의 발굴과 이를 견고해진 ‘허리’에 연결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 두 차례 실점 장면에서 드러난 집중력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해결할 과제로 떠올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3-10-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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