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박당했다”…대학생이 어머니·여동생 살해

“구박당했다”…대학생이 어머니·여동생 살해

입력 2013-09-09 00:00
수정 2013-09-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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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영화 따라 흉기 2개로 잔인하게 범행

어릴 때부터 가족으로부터 구박을 당했다며 대학생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흉기로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오전 5시25분께 부산 동구의 한 주택 2층에서 김모(25·대학 4년)씨가 어머니 이모(53)씨와 여동생(23)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큰 방에서 함께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

아래층에서 잠을 자던 이웃이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 “위층에 도둑이 들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피해자들은 한 방에서 이미 수십 군데 흉기에 찔려 잔인하게 숨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 2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 별다른 저항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잠을 자는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구박해 며칠 전부터 죽이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2년 전부터 일이 잘 안 풀려 모두 어머니 탓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구체적 학대나 구박 행위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등 제대로 진술을 못 하고 있다.

흉기 2개로 범행을 저지른 데 대해서는 “영화 등을 보고 미리 준비했다”고 말했다.

부엌에서 흉기를 꺼내 방으로 들어간 이후 범행 상황에 대해 김씨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2006년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사람들은 김씨가 평소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는 등 내성적이기는 했지만 이웃 주민에게 친절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씨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함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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