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제주인을 위한 록페

제주인의, 제주인을 위한 록페

입력 2013-09-09 00:00
수정 2013-09-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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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18~20일 ‘젯 페스트’

인구 60만의 제주도는 ‘문화의 변방’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려면 티켓값보다 더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고 뭍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그 ‘육지’에서는 불가능한 음악적 실험이 제주도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인디밴드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무료 록페스티벌이 10년째 이어지고, 제주도 사투리로 노래하는 록 밴드가 유명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최초로 2박 3일간의 록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름은 ‘젯 페스트’(Jet Fest·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 해외 아티스트는 없지만 국내 아티스트와 제주의 음악인, 생태여행과 문화체험이 있는 페스티벌이다.
공연과 생태여행, 강연 등을 결합해 지난해 7차례에 걸쳐 열린 ‘겟인제주’ 공연 모습. ㈜제주바람 제공
공연과 생태여행, 강연 등을 결합해 지난해 7차례에 걸쳐 열린 ‘겟인제주’ 공연 모습.
㈜제주바람 제공
제주에서 록 페스티벌을 개최하려면 아티스트들의 항공료와 체제비, 부족한 내수시장 해결 등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제주 출신 음악인들은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사장, 부세현 독립 제작자가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제주바람’이라는 기획사를 설립했다. “제주는 자연과 문화자원, 교통과 숙박시설 등이 다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에 사는 사람이든 제주에 온 외지인이든 즐길 만한 문화 콘텐츠가 없어요. 저희는 제주를 작지만 문화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려 합니다” 박 평론가의 설명이다.

이들은 록 페스티벌에 앞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2박 3일간 생태여행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겟인제주’를 진행한 것. 지난해 5월부터 총 7회에 걸쳐 외지인 160여명과 현지인 1500여명이 참여했다. 여행과 공연을 함께 즐기며 아티스트와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젯 페스트는 기존 록 페스티벌의 모든 틀을 깨뜨린다. 우선 소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후원자들로부터 출연진과 프로그램을 추천받았다. 주최 측과 관객이 함께 페스티벌을 만들어 나간다는 취지다. 또 낮에는 생태여행과 문화체험, 강연 등을 진행하고 밤에는 공연을 즐기는 복합형 페스티벌로 기획됐다. 오직 제주에서만 가능한 페스티벌이자 관객들의 능동적 문화 경험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음악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텀블벅 후원금은 목표치인 500만원을 뛰어넘어 1000만원에 달했다. 이에 화답하듯 자전거 하이킹, 물질 체험, 목장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YB, 언니네이발관, 장필순, 뜨거운감자 등 화려한 라인업이 확정됐다. 제주의 인디 뮤지션과 아마추어 밴드들이 설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됐다. 공연이 끝나면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하는 ‘미드나잇 파티’로 이어진다.

돈 되는 록 페스티벌에 대기업의 자본이 몰려들어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는 ‘무모한 도전’일지 모른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박 평론가는 자신했다. “록 페스티벌에 수십 억원의 자본이 투여돼도 관객의 만족도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젯 페스트는 제주에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의 토양을 다지고, 록 페스티벌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겁니다.” 10월 18~20일 제주시청소년야영장 및 제주도 전역. (070)4122-253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3-09-0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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