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월세 대란 현실화] 정부, 4·1대책 반짝 효과·거래 절벽에 부동산 시장 요구 대폭 반영

[9월 전월세 대란 현실화] 정부, 4·1대책 반짝 효과·거래 절벽에 부동산 시장 요구 대폭 반영

입력 2013-08-21 00:00
수정 2013-08-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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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전월세 해법 안팎

양도세 중과세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와 전·월세난 해법은 시장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득세 인하를 골자로 한 정부의 4·1부동산 대책이 ‘반짝 효과’로 끝나고 거래절벽을 맞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은 현실로 나타났고, ‘미친 전셋값’ 파동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은 수치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자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남 3구의 거래량은 전달의 10분의1로 추락했다.

부동산조사기관에 따르면 서울에서 7월에 거래된 아파트는 총 1661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거래된 9029건의 5분의1 수준이다. 이런 거래절벽 현상은 단순히 계절적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은 예년의 수치가 말해준다. 지난해 7월에는 2783건이 거래됐으며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7월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2010년의 2308건보다도 훨씬 적은 규모다. 4·1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견인하던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사정은 훨씬 더 나쁘다. 6월 675건이 거래됐던 송파구는 7월에 10분의1도 안 되는 53건만 계약이 성사됐다. 강남구는 659건에서 81건으로, 서초구는 465건에서 45건으로 급감했다.

뚝 끊긴 매매 거래는 전세 수요 폭증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도 나오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59㎡) 전세가격은 2억원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온 같은 조건의 급매물(1억 9000만원)보다 1000만원 비쌌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대비 전세가 비율은 57.3%로 최근 6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출발점으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을 꼽았다. 보금자리주택은 이 전 대통령이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주변 시세의 50~80%의 분양가로 공급하는 주택정책으로 ‘반값 아파트’로 불렸지만 민간 주택과의 불균형을 야기하며 시장을 교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때부터 부동산 시장에 집값 하락 심리가 번지면서 전세가 상승이 시작됐다는 게 건설·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이번 부동산 대책 방향 설정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개발업체 CR피플앤씨티의 김성용 대표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제부문에 있어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폐지와 장기보유 기간 확대가 필요하고 개발부문에서는 주택임대관리업 및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방식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는 전면 폐지하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다주택자가 자유롭게 청약을 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3-08-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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