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등 국제보고서 지목
한국 남성이 동남아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아동·청소년 성매매를 한 주요 고객으로 지목되고 있다. 16일 심재권 민주당 의원실이 관계부처 등을 통해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미 국무부 인신매매보고서(2012년)와 유엔 마약 및 범죄국 프로젝트 차일드후드보고서(2011년) 등 각종 인권보고서는 한국인 남성을 동남아 지역의 아동 성매매 주요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골프 관광 등을 통해 동남아 아동 성매매를 접하게 된다. 현재 해외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는 인터넷 카페들은 수백 개에 이르며 경찰 단속을 피하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싣고 있다. 골프 관광은 ‘황제골프투어’라는 이름으로 낮에는 골프, 밤에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형태다.
하지만 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해외 성매매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의 성인남성 447명 가운데 73.8%의 응답자가 해외 성매매가 국내법으로 처벌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남아 성매매에 대한 처벌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의 28%는 ‘매우 낮다’, 49%는 ‘낮은 편이다’라고 응답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2011년과 지난해 해외 성매수자로 적발된 경우 벌금형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존스쿨(성구매 초범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재범방지 프로그램) 수강명령’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도 노력과 현지 경찰력 강화, 해외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는 “호주의 경우 자국 국민들이 많이 가는 성매매 관광지에 자국 경찰을 파견해 내사를 해 범인 검거에 활용한다”면서 “우리나라도 현지 경찰력 강화나 정부의 계도 노력이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3-06-17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