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이 불편한 청년

‘60세 정년’이 불편한 청년

입력 2013-04-24 00:00
수정 2013-04-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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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세대 정년 연장엔 공감…일자리·연금 부담은 불만

정치권이 근로자 정년을 60세로 연장(현행 55세)하는 데 사실상 합의하자 젊은 층 사이에서 “청년 고용이 더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년들도 기대 수명이 계속 증가하는 현실에서 부모 세대의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중·장년층의 안락함을 위해 일자리, 연금 문제 등에서 젊은이들에게만 자꾸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한다.

23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정년 연장이 청년층 구직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여러 의견이 올랐다. “청년 실업이 느는데 정년 연장까지 하면 결국 취업 준비기간이 3년쯤 더 늘지 않을까 걱정된다”(아이디 ‘ma*****’)거나 “정년 연장 때문에 (기업의) 모집 인원 중 최소 5분의1은 줄어들 것 같다”(‘pe*****’) 등 걱정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2년째 구직에 애를 먹는 취업준비생 강모(28)씨는 “정년이 연장되면 효율성에 목매는 기업은 분명히 청년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면서 “구직하면 나도 언젠가는 정년 연장의 혜택을 보겠지만 너무 먼 일이라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이모(25·여)씨는 “부모님 정년이 연장돼 가정 경제가 안정되면 취업에만 매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낙관적 반응을 보였다.

정년 연장으로 20~30대 직장인들에게 업무 과부하가 걸릴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2년차 대기업 사원인 황모(27)씨는 “과장급 이상 상사들은 실적 쌓기를 위해 일만 벌이고 실제 업무는 현장의 5년차 이하 직원들에게 떠맡긴다”면서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만 많고 정작 노 젓는 사람은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3년차 직장인 장모(28)씨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고령 직원의 보직을 고문 등으로 바꿔 업무량에 맞춰 임금을 일부 삭감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년을 늘리면 50대 후반 인력의 기술력, 지식 등을 오래 활용할 수 있어 개인과 조직 모두에 이득이 돼 찬성한다”면서 “다만 정년 연장이 구직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이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면 세대 간 긴장과 갈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3-04-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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