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등록금 인하 외면에 국가장학금 ‘쿨쿨’

대학들 등록금 인하 외면에 국가장학금 ‘쿨쿨’

입력 2013-03-25 00:00
수정 201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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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경감 노력 따라 배정받아 국가장학금Ⅱ 55.8%만 지급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 노력과 장학금 확충 정도에 따라 지원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지원금액 규모가 제도 시행 1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 대학의 등록금 인하율과 장학금 확충 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정부가 Ⅱ유형에 책정한 예산의 절반 정도만 지급하기 때문이다. 학비 경감 노력을 소홀히 한 대학 때문에 올해 대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4일 한국장학재단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기홍(민주통합당)·정진후(진보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학년도 국가장학금 배정액 규모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책정한 예산 6000억원 가운데 3349억원(55.8%)만 각 대학에 배정된다. 지난해 Ⅱ유형 전체 예산 7500억원 가운데 7007억원(93.4%)이 지원된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정부로부터 장학금액을 지원받은 대학도 지난해 335곳에서 올해 288곳으로 줄었다.

정부에 장학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318개교 가운데 세종대, 조선대 등 15개교는 아예 장학금 지원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서라벌대 등 3개교는 2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신청이 불가능했다. 장학금 지원을 신청한 300개교 가운데서는 중앙대·전북과학대 등 7개교가 지난해보다 등록금을 올렸다는 이유로, 부산교대·차의과대 등 5개교가 자체 장학금 확충 규모를 줄였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국가장학금이 Ⅰ, Ⅱ 유형으로 나뉘어 시행된 지 1년 만에 정부 지원금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은 대학들이 등록금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받은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4.79%였으나 올해는 0.55%에 그쳤다. 교내 장학금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288개교가 모두 3677억원을 늘렸으나 올해는 94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학금을 한푼도 늘리지 않은 학교도 91개교에 달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경상비를 깎아가며 인위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면서 “대학별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장학금 지원 방식 때문에 교육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가장학금Ⅰ유형은 학생의 소득분위별 기준에 따라 전액 국고에서 지원되고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3-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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