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 후보 돌출 회견… 朴대통령은 임명 시기 저울질

김병관 국방 후보 돌출 회견… 朴대통령은 임명 시기 저울질

입력 2013-03-13 00:00
업데이트 2013-03-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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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보자 “나라에 헌신 기회 달라” 회견 자청 안팎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실화된 북한의 도발위협 등 안보위기를 감안해 김 후보자를 조속히 국방장관으로 임명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도덕성과 자질 논란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데다 국회에서 표류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임명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번 주안에 마무리하려는 여권 내부의 조율을 거쳐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13일로 예정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는 15일쯤 현 후보자와 함께 임명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거듭 주장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천안함 폭침에도 골프장에 가는 무기중개상 고문 출신에게 60만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골프장 김병관’이 공직기강 모델이 될 수 있느냐. 60만 군의 명예와 강한 안보를 위해 대통령 스스로 임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갑작스레 대국민 입장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자청해 “나라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밝혀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회견을 갖기 불과 5분 전 국방부 기자실에 회견 사실을 알렸다. 군 안팎에서는 장관이 아닌 장관 후보자의 신분으로 공공기관인 국방부 청사에서 일방적으로 대국민 입장 발표 형식의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런 의혹들이 제기된 것 자체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웠다”며 “앞으로 의혹들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의 입장 발표가 예고되자 한때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입장만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이를 두고 군의 한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고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간다’라는 손자병법의 구절을 인용하며 “손자병법의 대가 김 후보자에게 허를 찔린 기분”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대국민 입장 발표에 대해 “염치없고, 국민에게 더 큰 실망만 준 어이없는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나라에 헌신하는 길은 군의 사기를 저하하며 부적격 장관에 오르는 것을 본인 스스로 철회하는 것”이라며 “진정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3-03-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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