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입력 2013-02-14 00:00
수정 2013-02-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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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서 실험… 방출안돼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낙진 및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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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농도 10.9uR “정상”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서울방사능측정소에서 연구원들이 대기중 방사능의 농도를 재며 하루 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국내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시간당 10.9uR(마이크로뢴트겐)으로 허용 기준치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방사능 농도 10.9uR “정상”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서울방사능측정소에서 연구원들이 대기중 방사능의 농도를 재며 하루 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국내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시간당 10.9uR(마이크로뢴트겐)으로 허용 기준치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3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낙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약 1㎞ 깊이 지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지상으로 방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핵실험 여부 파악을 위한 방사능 핵종(核種) 탐지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에 대해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핵실험장(함북 길주) 주변 지하수는 방사능에 오염되겠지만, 우리나라와 워낙 거리가 먼 데다 지하수계가 남쪽으로 연결돼 있지도 않아 오염된 지하수가 국내에 흘러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수가 동해로 흘러들어 가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희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대기권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주핵안전연대 집행위원장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지하 핵실험일지라도 방사능 오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강물 유입을 통한 수질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는 “토양 오염이 불가피한 만큼 북한산 농수산물이 방사능 위험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미역 1835t과 참깨 445t 등 총 3930t의 북한산 농림수산물이 반입됐다.

환경단체들은 극미량의 방사능도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CEAR)가 펴낸 보고서는 100밀리시버트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도 DNA 손상, 방관자 효과(직접 방사선을 쬐지 않은 세포도 비슷한 영향을 받는 것) , 백혈병·림프종 발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 동해나 일본이 일부 영향받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험장이 위치한 산악 지대가 무너진다거나 큰 비가 오면 지금은 땅굴 안에 차단된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연해주의 기상청은 이날 북한 핵실험에 따른 극동지역 방사능 오염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보리스 쿠바이 청장은 “전문가들이 구름 이동 경로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북한 핵실험장 주변의 구름이 연해주까지 날아오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6일까지는 북한과 접경한 연해주 남부 지역에선 서풍이 불어 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17일쯤 남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때는 이미 방사능 물질 오염과 같은 위험한 상황은 지나간 때”라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2013-02-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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