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판관형 총리, 보스형 부총리, 朴心 비서실장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판관형 총리, 보스형 부총리, 朴心 비서실장

입력 2013-01-25 00:00
수정 2013-01-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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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빅3’ 역할분담 윤곽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새 정부 ‘빅3’(총리·경제부총리·비서실장)의 역할 분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 조직 개편의 ‘3대 키워드’는 책임총리제와 경제부총리 부활, ‘작은 청와대’를 꼽을 수 있다. 총리가 국정의 제2인자로서 내각을 책임지고,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경제부총리가 맡으며, 내각에 대한 간섭보다 대통령 보좌에 주력하도록 비서실의 규모를 줄여 놓은 것이다.

박 당선인이 법과 원칙의 ‘마지막 보루’인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 위원장을 총리로 지명함으로써 이들 빅3의 역할 분담에 대한 윤곽을 그려 볼 수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책임총리제를 강조했지만 김 위원장의 스타일상 권한을 강조하거나 이에 집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일하는 내각’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 간 갈등과 충돌을 조율하는 조정자의 역할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판결자의 역할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리 후보자는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는 “책임총리제의 핵심은 총리의 인사제청권 보장”이라면서 “김 총리 후보자의 스타일과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감안하면 총리는 박 당선인의 의중을 따르는 2인자로서의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내각의 목소리는 경제부총리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과 직면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부흥을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조용한 부총리’보다 ‘보스형 부총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복지 컨트롤타워가 총리실 산하에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세계경제 상황과 정부 예산편성권을 감안하면 경제부총리의 발언권이 세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총리 후보자는 경제부총리와의 역할 배분과 관련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의 스타일상 전면에 나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서실장의 역할도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비서실장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지만 대통령의 인선을 지원하고 검증하는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만큼 더 세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다만 박 당선인이 권력 2인자를 인정하지 않아 핵심 실세로 나서기보다 박 당선인의 ‘복심’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리가 법조인이라면 경제부총리는 전문성과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고, 비서실장은 박 당선인을 보좌할 정무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 ‘빅3’의 역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3-01-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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