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국내 출시 임박… 스마트폰업계 표정은
애플의 ‘아이폰5’가 다음 달 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는 ‘올 테면 와 봐라.’는 식의 느긋한 자세지만, 기대만큼 전략 제품을 팔지 못한 LG전자나 팬택은 애플의 도전이 부담스럽기만 하다.●아이폰5 12월 7일 출시 유력
22일 전자·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는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해 다음 달 초 국내시장에 시판될 예정이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제품이 처음 공개된 지 석 달 만이다.
구체적인 출시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음 달 7일(금요일)이 유력해 보인다. 보통 애플은 아이폰 새 제품을 금요일에 내놓곤 했기 때문이다.
아이폰5는 전작인 ‘아이폰4S’보다 길이를 늘려 화면 크기를 4인치로 확대했고, 기존의 3세대(3G) 망과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함께 지원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아이폰5의 국내 수요가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또 한 번의 ‘큰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폰5 출시가 임박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표정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빠르면 9월 말이면 나올 것으로 보였던 아이폰5가 두 달 넘게 출시가 미뤄져 이미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삼성은 그간 국내 시장에서 ‘갤럭시S3’ 350만대, ‘갤럭시노트2’를 50만대 이상 판매하며 9월 이후 70%가 넘는 월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5가 출시돼도 영향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되레 아이폰5가 너무 늦게 나오면서 삼성의 ‘갤럭시S4’(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를 기다리는 수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와 팬택은 삼성과의 경쟁에 아이폰5까지 등장하면서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두 회사는 ‘17만원짜리 갤럭시S3’로 상징되는 보조금 전쟁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많이 뺏겼다. 전략제품인 ‘옵티머스G’(LG전자)와 ‘베가R3’(팬택)의 국내 판매량은 둘을 합쳐 20여만대 수준으로 갤럭시노트2에 밀리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구글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4’의 국내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소량 생산이 원칙인 레퍼런스폰의 특성상 넥서스4의 인기가 LG의 시장 점유율 회복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말 실적 위한 ‘보조금전쟁’ 가능성도
팬택 역시 ‘베가R3’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곧바로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갤럭시노트2 대항마 격인 펜 기반 스마트폰 제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연말 실적 시즌을 앞둔 만큼 아이폰5가 국내에 들어오면 선발주자는 아이폰5 확산을 막기 위해, 후발주자는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시 보조금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11-23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