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힘있는 부처’ 국민불편 개선 소홀

[경제프리즘] ‘힘있는 부처’ 국민불편 개선 소홀

입력 2012-10-24 00:00
수정 201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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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 개선 권고 과제 5건 중 1건은 받아들이지 않는 등 정부 중앙행정부처 가운데 제도 개선 수용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불수용 과제 건수가 가장 많았다. ‘힘 있는 부처’일수록 국민 불편을 개선하는 데 소극적인 셈이다.

23일 권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노회찬 의원(진보정의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2월 이후 각 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과제는 총 1912건으로 집계됐다.

제도 개선 권고 수용 현황을 보면 재정부는 163개 과제 가운데 29건(21.6%)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정부는 2009년 근로빈곤층의 빈곤 탈출 지원을 위해 근로장려금을 만들었지만 정작 상당수의 대상자들이 이를 받지 못했다. 국세청이 국세나 가산금을 체납한 근로빈곤층의 근로장려금을 압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재정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지만 재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불수용률이 14.2%로 정부 부처 중 두번째로 높았다. 불수용 과제는 48건(전체 과제 38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행정안전부 11.8% ▲보건복지부 11.5% ▲금융위원회가 11.0% 등으로 두 자릿수 불수용률을 기록했다. 많은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 행정기관일수록 권익위의 권고에 비협조적이라는 뜻이다.

노 의원은 “권익위 권고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제재할 근거가 없어 부처들이 불수용해도 속수무책”이라면서 “국민 생활의 불편을 개선하는 사안이라면 조속히 시행되도록 국회 차원에서 감시·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10-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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