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공원 독성 농약 마구잡이 살포…과천 서울대공원 2년간 ‘발암 의심’ 25㎏ 뿌려
벌레를 없애거나 잡풀을 죽이기 위해 서울시내 주요 공원에 뿌리는 농약 중 일부에는 사람에게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농약에는 발암 의심 물질도 들어 있다. 이런 농약이 뿌려진 잔디밭에서 어린이가 뛰놀며 뒹구는 것은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용객들에게 농약 살포 관련 안내를 하는 공원은 거의 없다.●남산·월드컵 등 ‘다니톨’ 살포
1급 어독성(魚毒性) 물질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다니톨은 남산공원, 올림픽공원, 월드컵공원 등에 뿌려졌다. 강한 독성 탓에 농민들이 자살 수단으로 악용해 오는 11월부터 사용이 금지되는 제초제 ‘그라목손’도 올림픽공원에서 지난해 25ℓ 살포됐다. 공원들은 농약을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등 규정을 엄격히 지키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는 해를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산공원 관계자는 “살충제를 사람이 직접 맞으면 해롭겠지만 농약을 뿌리는 동안 접근을 통제하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저독성’ 또는 ‘보통독성’으로 지정된 농약만 사용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약 전문가인 이윤근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박사는 “농진청의 구분은 어류에 대한 독성 등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만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친환경 제품 거의없어 이용객 불안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면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공원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에 물어 보니 식용 작물용 친환경 농약은 많지만 조경용 친환경 농약은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는 “공원에 농약을 살포했을 때는 살포 시점과 접근해서는 안 되는 기간 등을 확실히 표시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10-0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