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신동 백승호 ‘초대형 미드필더’ 예감

축구신동 백승호 ‘초대형 미드필더’ 예감

입력 2012-08-28 00:00
수정 2012-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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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에스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편집된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만 전해진 한국 최고 축구 신동의 기량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눈으로 확인됐다.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의 15세 유소년(카데테 A) 팀에서 조련 받는 미드필더 백승호(15)의 얘기다.

백승호는 27일 전남 강진의 축구전용경기장에서 개막한 제7회 한국중등축구연맹회장배 겸 전남도지사배 국제대회에 바르셀로나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그간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떠난 신동의 잠재력이 세계 정상급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의 플레이가 직접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동연 중등연맹 사무국장도 “초등학교를 마친 뒤부터는 국내에서 완전히 사라진 선수”라며 “축구 관계자들이 백승호에 재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백승호가 스페인에서 훈육되는 동안 현지 언론에서는 백승호의 성장 가능성을 특필하는 기사가 쏟아져 궁금증을 부풀렸다.

처진 스트라이커, 좌우 미드필더를 고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어떤 종류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대 골문까지 접근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재간둥이 등이 보도의 골자였다.

넓은 시야,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 패스, 슈팅이 탁월하고 프리킥도 정교하며 두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마라도나 턴’ 같은 기술도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두 달에 한 차례씩 발간하는 ‘챔피언스’는 작년 8∼9월호에서 “유소년 시절에 이런 수준의 재능을 보인 선수는 세계를 놀라게 한 아르헨티나 소년 이후 처음”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소년은 백승호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10년 선배이자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25·바르셀로나)를 지칭했다.

그러나 백승호의 바르셀로나 입단을 도운 정남시 베네스포츠 대표는 이런 평가에 대해 신중했다.

정 대표는 “백승호가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한 첫 아시아 선수라서 관심이 컸다”며 “잘해서 조명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 결과를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이날 중등연맹 선발팀과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 성인팀의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맡아 허리를 지휘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은 성인 1군 라인업과 똑같은 포메이션에 각자 역할을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지션은 선수의 신체 발달 정도와 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패스 마스터’ 이니에스타와 같은 배번 8을 달고 등장한 그에게서 화려한 개인기와 감각적인 패스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백승호는 이날 몸이 전반적으로 무거워 보였고 화려한 기술을 쓰기보다는 근처의 동료에게 빠르고 짧은 패스를 건네는 데 주력했다.

지난 6월 여름 방학을 맞아 국내에 들어오고서 대회를 위해 국내에 들어온 팀과 손발을 맞춘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승골은 주장 완장을 차고 전열을 지휘한 백승호의 몫이였다.

백승호는 0-0으로 맞선 후반 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혼전이 벌어질 때 골 지역 중앙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왼발로 강타,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는 앞서 열린 호주 풋볼 웨스트와의 경기에서는 35분을 소화하며 바르셀로나의 4-0 완승을 도왔다.

백승호는 2009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2세 이하 유소년 대회에 출전했다가 구단 유소년 스카우트의 눈에 포착됐다.

작년까지 2년을 뛰다가 2016년까지 5년 동안 장기계약을 맺고 기량이 꽃 피울 때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산 후앙 엔리케 알바레스 바르셀로나 카데테 A 감독은 “5년 계약이라는 것은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지만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엔리케 감독은 “탁월한 잠재력을 훈련을 갈고 닦아 실현해 대형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준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두 발을 모두 사용하고 역동적인 플레이를 즐길 줄 안다는 점을 백승호의 장점이자 장기계약의 배경으로 꼽았다.

백승호는 이니에스타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실제로 그를 롤 모델로 삼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볼을 공격진에 잘 분배해주고 스스로 공격적인 모습도 보이는 선수가 이니에스타”라며 “그렇게 되려면 더 적극적으로 뛰고 자신감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 수업을 듣기에 훈련이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하루에 1시간 30분에 국한되지만 밤에 혼자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처음에는 언어장벽이 있었지만 이제는 스페인어에도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백승호는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동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한국 축구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 소원이고 2018년 월드컵에서도 최선을 다할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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