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새후보자 인선 착수… “천거에서 제청까지 새로 시작”
대법원이 27일 김병화(57·사법연수원 15기·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새 후보자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대법원은 26일 심야 대책회의를 갖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 후보자 천거에서 추천·제청까지 일정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단 이명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철회안을 국회에 제출해 통과하면 대법원은 공식적으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할 계획이다.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 별도의 임명동의안을 철회할 필요가 없지만 김 후보자처럼 임명동의안 표결 이전에 자진 사퇴하면 국회의 철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천거된 인사 가운데 제청 인원의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기 때문에 3~4명의 후보군이 최종 추천될 전망이다. 대법원장은 추천된 대상 가운데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앞서 고영한 대법관 후보 등 4명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기까지 44일이 소요됐다. 결국 1개월 이상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법원은 새로운 후보자의 제청에 고심하고 있다. 여성이나 재야법조인 출신이 없어 ‘사법부 다양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 추천 때 포함된 13명 가운데 일부 인사들이 다시 추천될 수도 있다. 천거를 받지만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적다는 게 법원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법무부가 다시 검찰 출신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할지도 관심거리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유력하게 거론됐던 검찰 고위 간부들이 추천되지 못한 것은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었다.”며 검찰 출신의 추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성 대법관 후보군으로는 현재 고법 부장판사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경란(52·사법연수원 14기) 부장판사와 문영화(48·18기) 부장판사, 민유숙(47·18기) 부장판사, 김소영(47·19기) 부장판사 등 4명이다. 앞서 13명의 후보자 추천 명단에 들지 않았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2-07-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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