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못하나…카카오 마니아들 난감

‘보이스톡’ 못하나…카카오 마니아들 난감

입력 2012-07-14 00:00
수정 2012-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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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가 과부하 트래픽 관리… 제동 걸린 ‘보이스톡’

카카오톡의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통신사들이 합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발표하고 이통사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제한을 사실상 허용했다. 카카오톡으로 촉발된 망 과부하 논란에서 방통위가 이통사들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방통위의 기준안에 따르면 mVoIP,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 유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망 과부하로 인한 문제를 해결 또는 방지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트래픽 관리를 시행할 수 있다. 이통사가 보이스톡과 라인, 마이피플 등 mVoIP 서비스를 일정 요금제 이상의 가입자에게 한정된 데이터량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방식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야심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보이스톡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방통위의 결정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면서 “보이스톡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제공했을 뿐 수익성과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업영역 확장으로 수익 창출을 꾀하던 카카오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본다. 더욱이 국내 사용자들이 통화 품질을 중시하는 터라 이통사의 트래픽 관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보이스톡 사용자 수 증가에 한계가 예상된다. 지난달 서비스 직후 급증했던 보이스톡 통화연결 수는 이통사의 서비스 제한으로 통화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자 급감한 상태다. 카카오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 통화 연결 수를 100으로 볼 때 현재는 5에 불과하다.

기준안은 무선인터넷에서 데이터 사용량 한도를 초과한 이용자에 대해 동영상 서비스(VOD) 등 대용량 서비스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용자 접속이 많은 특정 시간대에 P2P(대용량파일공유) 트래픽 전송 속도를 제한할 수 있게 했으며, 스마트TV나 티빙·푹TV 같은 N스크린 서비스의 트래픽도 규제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방통위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이 연평균 32%씩 성장해 2015년에는 2010년의 4배에 달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의 자의적인 트래픽 관리를 막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관리범위와 판단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날 기준안 발표 이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통사 관계자와 콘텐츠 사업자, 시민단체 등은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기준안이 나오기까지 사전 합의가 부족했다는 점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방통위가 내놓은 기준안은 망중립성 원칙 폐기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약관에 명시하면 요금제에 따라 mVoIP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은 망중립성은 물론 관련 법령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등 이통사들은 트래픽 관리의 조건과 의무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안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윤찬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학점을 주자면 B+에서 A 사이를 주고 싶을 정도로 상당히 잘 만든 안”이라고 평가했다.

방통위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검토하고 업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망중립성 관리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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