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매체에 무방비 노출된 스마트폰
#고등학교 2학년 홍모군은 스마트폰으로 친구의 트위터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다른 트위터에 들어갔고, 여기서 불법 음란 사이트를 알게 됐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사이트에 가입한 홍군은 매일 음란 사이트에 출석하다시피 한다. 친구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서 카카오톡, 틱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음란 동영상이 담긴 사이트 주소나 사진 등을 주고받기도 한다고 했다. 홍군은 “스마트폰은 들고 다니기 간편하기 때문에 음란물을 보기에도 편하다.”고 고백했다.스마트폰 사용자 급증과 더불어 스마트폰 음란물 접속률도 증가 추세다. 1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267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255만명의 50.8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 2명 중 1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인데, 스마트폰 대중화는 음란물 시청을 용이하게 한 측면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휴대전화를 통한 성인 매체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전국 중·고등학생 1만 59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도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청소년의 성인용 간행물과 성인용 영상물을 통한 유해매체물 이용률이 각각 2010년 38.3%와 27.8%에서 2011년 41.1%와 32.0%로 늘었다. 휴대전화 성인매체 이용 경험률은 2009년 7.3%에서 2010년 7.5%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는 12.3%로, 전년 대비 4.8%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온라인 음란물 경험률은 2009년 36.6%에서 2010년 38.3%, 지난해 37.3%로 감소했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청소년들도 PC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성인매체 이용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PC이용은 감소세… “일주일 중 3일 이상” 7.4%
1년간 유해매체물 이용 빈도 조사 결과에서도 휴대전화 성인매체 이용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주일에 3일 이상’ 이용 응답이 휴대전화 성인매체는 7.4%로 성인용 간행물(5.8%), 성인용 영상물(4.9%), 온라인 음란물(5.1%)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음란물 등 유해콘텐츠를 볼수 없도록 원천 차단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서비스는 설치 이후에 삭제가 가능했던 기존 애플리케이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매일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정보도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고 강조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2012-05-19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