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거리 비행 제한…조종사 산소공급체계 이상
현존 최고의 전투기로 평가 받아온 미국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가 장거리 비행이 금지되는 굴욕을 당했다. 대당 우리 돈으로 1700억원에 육박하는 최신예 첨단기가 결국 ’안방용’로 전락한 꼴이다.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안전상의 이유로 F-22 전투기의 비행을 제한하도록 지시했다.
F-22 ‘랩터’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조종사들이 비행중 예견되지 않은 생리학적 상황에 직면할 경우 신속히 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F-22 전투기의 비행이 비상시 착륙할 수 있는 장소 인근에서 이뤄지게 되며, 이 조치는 즉각 시행된다.”고 밝혔다. 알래스카를 벗어나는 장거리 비행은 다른 항공기에 의해 이뤄지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2명의 F-22 전투기 조종사가 지난주 TV 방송에 나와 저산소증을 이유로 자신들은 F-22 전투기 비행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나왔다.
패네타 장관은 또 F-22 전투기의 산소공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예비장치를 신속하게 장착하는 한편 현재 제기된 기술적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매달 보고서를 제출토록 공군에 지시했다. 당국자들은 산소공급 예비 장치가 올 12월까지는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F-22 전투기는 지난해에도 산소 부족과 일시적 혼절 발생이라는 조종사들의 우려 제기로 4개월간 비행이 전면 금지됐었다.
레이더·적외선탐지·음향탐지로부터 은폐하는 최첨단 스텔스기인 F-22는 고도 5만피트에서 음속의 2.0배 이상 속도로 날 수 있는 최고도·최고속 전투기다. 대당 가격은 1억 43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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