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총선 D-18 ] 정치특별시 대구·광주 ‘4·11 새역사’ 쓸까

[선택 2012 총선 D-18 ] 정치특별시 대구·광주 ‘4·11 새역사’ 쓸까

입력 2012-03-24 00:00
수정 2012-03-2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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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장벽 뒤흔드는 이정현·김부겸

‘정치특별시’ 대구와 광주에 2012년 정치적으로 특별한 일이 생겨날 것인가. 여야 간 혼전 속 대격돌이 벌어지고 있는 4·11 총선, ‘뻔한 승부처’에도 눈길이 가는 이유는 민주통합당의 근거지 광주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이정현과 새누리당의 아성 대구에 나선 민주당 후보 김부겸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지역구도의 장벽을 맨몸으로 오르는 중이다. 각각 상대의 텃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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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지난달 23일 한 상인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지난달 23일 한 상인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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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내민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가 한 지역 주민과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내민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가 한 지역 주민과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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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실시한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여의도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광주 서구을에서 ‘호남’과, 그리고 그 호남에 켜켜이 쌓여 있는 ‘지역감정’과 난전을 벌이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3.3% 지지율로 야권 후보로 30.3%를 얻은 통합진보당의 오병윤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며 ‘희망’을 캐고 있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오병윤 후보가 30.8%, 이정현 후보가 25.7%였다. 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50.7%, 새누리당이 15.9%였다.

대구 수성갑의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좀 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바닥을 기며 ‘기적’을 찾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텃밭은 그에게 척박하기만 했다. 4선에 도전하는 경제통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45.3%)를 힘껏 쫓고 있지만,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다. 당선 가능성의 격차는 조금 더 벌어졌다. 이한구 후보 54.2%, 김부겸 후보 18.8%였다. 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53.6%, 민주당 13.8%였다.

현재의 여야 구도가 갖춰진 것으로 평가되는 13대 총선을 기준으로 볼 때 대구와 광주는 상대 당에 의석을 허용했던 적이 없다. 과거 신한국당,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는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을 때마다 대구를 찾았다. 늘 70% 이상의 지지율과 뜨거운 환영을 보내주는 곳에서 정치적 동력을 회복하곤 했다. 민주당 또는 진보진영의 대권후보는 광주의 지지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후보 당내 경선에서 광주의 지원을 기점으로 약세를 뒤집고 대권후보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간 광주에서 보수 정당의 득표율은 최고 15% 남짓이다. 14대 때 민자당 이영일 후보 15.1%, 15대 신한국당 이환의 후보 11.7%, 16대 한나라당 심안섭 후보 8.7%, 17대 한나라당 이정현 후보 1%, 18대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 11.1% 등 정도다.

대구에서 진보 정당의 성적도 별반 다르지 않다. 18대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의 민주당 박형룡 후보가 3.27%, 대구 북갑의 이현주 후보는 5.93%를 얻었다.

그러나 공고할 것만 같던 지역구도는 조금씩 허물어지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남은 16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으로의 몰표 현상이 가장 강했다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호남 역시 15대 총선을 최고조로 이후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대구 수성갑의 20~40대 응답자의 다수는 이한구 후보 대신 김부겸 후보에게 호감을 보였다. 사지(死地)로 뛰어든 새누리당 이정현,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 후보는 23일에도 자전거로 지역을 돌고 또 돌았다. 광주서구문화센터에서 만난 그는 “가는 곳마다 이제는 특정 정당의 독점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닥에서부터 싹트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나는 머슴이다’라는 초심으로 낮고, 겸손한 자세로 다가간 다음은 유권자의 선택 아니겠느냐.”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 후보는 시장통을 누볐다. 아침부터 시지시장과 범어시장 상가 등을 들러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개인택시총회 등 모임도 찾았다. “지속적으로 낮은 자세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 선거 중반에는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글 사진 이재연·광주 최치봉

대구 한찬규기자 cbchoi@seoul.co.kr

2012-03-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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