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블랙아웃’...12분간 전원공급 중단 늑장 보고
지난달 9일 예방 점검 중이던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비상전력까지 완전히 바닥나는 이른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 무려 12분간이나 지속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분간의 원전 전원 공급 중단 사태는 지난 1978년 국내에서 원전 상업운영이 시작된 이래 최장시간 사고다. 원자로는 멈춘 상태였지만 핵연료봉이 들어 있었던 만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은폐해 오다 1개월이 지난 뒤에야 관계기관에 보고했다.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 전경
원전과 관련한 모든 이상 상황은 책임 주무부처인 안전위에 즉시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한수원 측은 원인도 모르는 사고를 보고도 하지 않았고, 현장에 파견돼 있던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리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한수원 측은 “비상이 발동되지 않았고, 전력 공급이 곧 재개돼 보고 시기를 놓쳤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측은 지방의회 의원이 조사에 나서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국희 안전위 원자력안전국장은 “은폐나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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