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학교 밖 맴도는 ‘놀토 키즈’

여전히 학교 밖 맴도는 ‘놀토 키즈’

입력 2012-03-12 00:00
수정 2012-03-1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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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수업시행 2주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석관중학교를 방문했다. 이상진 교과부 차관과 실·국·과장들도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았다. 전면 주 5일제 시행 이후 두 번째 토요일의 프로그램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방문이다. 그러나 이 장관의 지난 3일 발언처럼 학원은 발빠른 반면 학교의 대응속도는 느렸다.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 밖으로 맴돌았다. 학원가는 불법 주말 기숙강좌까지 개설, 학생들을 끌어들였다.

교과부는 전체 초·중·고교생의 13.4%인 93만 5913명이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11일 밝혔다. 토요돌봄교실이 3만 6935명, 토요방과후학교 70만 5487명, 토요스포츠데이 19만 3491명이다. 시행 첫 토요일인 3일 전체 학생의 8.8%인 61만 8251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 51.4% 증가했다. 교과부 측은 “둘째주에는 사전준비 및 홍보 부족 등 미흡한 부분이 보완돼 참여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학생의 3분의1가량을 토요 프로그램으로 흡수하는 정부의 목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사교육 시장이 발달한 서울과 경기지역의 참가율은 각각 7.6%, 7.7%로 전국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학원가는 북적댔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에 개설된 토요 집중 단과강좌에는 지난주보다 수강생이 늘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첫주에 30여명이던 토요 수학·과학 집중단과반에 이번주 들어 15명 안팎의 학생이 추가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의 단속에도 불구, 주말동안 기숙사에 합숙시키며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불법 기숙학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입시전문학원이 마련한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 10시까지 진행하는 ‘2박 3일 집중수업반’에는 학생들이 몰렸다. 이 학원은 학원 뒤 빌라를 기숙사로 이용, 숙식까지 제공하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행 시·도교육청 조례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야교습 및 기숙학원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주 5일제로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학원에서 집중수업을 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더 늘어난 셈”이라면서 “새학기 시작과 함께 주말반 등록이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의 토요 프로그램은 아직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지난주에 이어 도서관과 운동장을 학생들에게 개방했지만 찾는 학생은 없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새학기 운영이 안정되면 학생과 학부모 수요조사를 통해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2-03-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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